[이주의 김건희] '논문 표절' 시비 못 벗어나는 김건희...재부각되는 '배우자 리스크'

2022-08-14 10:00
숙대 교수 "김 여사가 내 논문 표절했다" 주장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8일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대학교 교수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자체 검증에 대해 전체 교수회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김 여사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학력 위조'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데 이어 논문 표절로 '배우자 리스크'를 벗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대 교수회는 12일 오전 비대면으로 임시총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재검증위원회 조사 결과 표절이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된 표절률은 특정 프로그램(카피 킬러)에 의한 결과"라며 "'통상적으로' 혹은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은 주관적 판단으로 공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검증위원회 회의록과 최종보고서를 익명화를 거쳐 교수회에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숙대 교수 "김 여사가 내 논문 표절했다" 주장

김 여사가 지난 2007년 쓴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를 국민대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하자 숙명여대 현직 교수는 자신이 표절 피해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지난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2장 1절 부분은 100% 똑같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논문 분량으로는 3쪽 정도로,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시작 첫 부분이 거의 다 똑같다"라며 "해당 논문은 인용부호와 각주, 참고 문헌도 없이 몰래 따왔기 때문에 100% 표절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대의 결정은 부당한 판단이다. 그것을 어찌 연구윤리 위반행위가 아니라고 판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구 교수는 "학위 논문은 아주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데 지도교수를 포함해 5명의 심사위원 중 1명도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어떤 외부적인 개입이 있었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 있다"고도 했다.

동문들도 국민대 재조사 결과에 반발했다.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대 정문 앞에서 학교의 논문조사 결과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여사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살펴보고 있는 숙명여대 민주동문회도 숙명여대에 연구윤리 진실성 위원회 개최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논문 4편에 대해 연구부정행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국민대를 향해 맹공을 이어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교수연구자 단체 13곳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대의 결정을 비판했다.

안 의원은 "국민대가 (김 여사 논문에 대해) '일부 타인의 연구내용이나 저작물의 출처표시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표절을 인정하면서도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 판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의 물건을 훔쳤는데 도둑질은 아니라는 극단적 형용모순"이라며 "누가 봐도 명백한 표절 논문에 뻔뻔한 면죄부를 발행한 까닭은 무엇인가. 학문적 양심을 싸구려로 팔아 넘기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우희종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서울대 교수)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에 대한 범학계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검증 돌입 등 향후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날 회견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와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등 학계 13개 단체가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상 최초 대통령 후보자의 배우자 '사과' 기자회견

사실 '김건희 리스크'가 처음으로 불거진 계기는 허위 경력 기재다. 김 여사는 지난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 여사는 또 해당 지원서 경력 사항에 2002년 3월부터 3년 동안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었는데, 이 협회는 2004년 6월에 설립됐고, 기획팀과 기획이사라는 자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 경력을 부풀린 의혹도 제기됐다.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특별상을 탔다고 해당 지원서에 적었는데, 해당 경연은 개인이 아닌 출품 업체가 수상하는 방식이라 김 여사가 전부 제작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당시 출품업체 측 설명이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수상이라는 게 완전히 날조된 게 아니라 자기가 부사장으로서 회사의 운영과 작품의 출품을 했고, 그 회사가 제자들과 같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 처가 기자를 대하는 게 부족해서 가급적 기자와 통화하는 걸 자제하라고 얘기하는데, 팩트부터 얘기하면 교수가 아니고 시간강사와 유사한 산학 겸임교수"라고 부연했다.

논란이 거듭되자 김 여사는 역대 대통령 후보 배우자 사상 첫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 여사는 당시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다"며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 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 후보의 아내라고 절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 했다"며 "처음 만난 날 남편이 검사라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 알았지만,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니고 자신감이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마음껏 베풀 줄 아는 남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은 먹었느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으라'며 늘 전화를 잊지 않았다"라며 "(그런)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