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 故 기영준 이병, 70년만에 빛바랜 영정에 화랑무공훈장 걸어

2022-08-09 10:59
강릉시, 유족에 무공훈장 전수..."나라 위한 헌신에 감사" 추모
고인, 파주 임진강 전투에 참여한 희생정신 투철한 용감한 군인

故 기영준 이병 [사진=강릉시]

김홍규 강릉시장이 8일 시청에서 故 기영준 이병 유가족인 기세남 전 강릉시의회 부의장에게 선친의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다. [사진=강릉시]

한국전쟁 참전용사가 70여년 만에 영정에 무공훈장을 걸었다.
 
그 주인공은 파주 임진강 전투에 참여, 총상을 입고 후유증으로 1961년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뜬 참전유공자 故 기영준 이병.
 
故 기영준 이병은 8일 그의 빛바랜 영정 사진에 화랑무공훈장을 걸었고 유가족들은 고인을 회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강원도 강릉시는 이날 참전유공자 故 기영준 이병의 유가족인 기세남 전 강릉시의회 부의장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하고 고인을 애도하고 추모했다.
 
故 기영준 이병은 국군 1사단 11연대 분대원으로 1950년 12월 31일부터 1951년 1월 3일까지 경기 파주 임진강 전투에 참전한 유공자로 굳건한 애국심으로 전투에서 솔선수범하고 동료애가 깊은데다 희생정신마저 투철한 그런 용감한 군인이었다고 한다.
 
당시 임진강 전투는 공산군의 집요한 공격에 맞서 11연대가 단계적 방어작전을 펼쳐 미 1군단 철수를 가능하게 하고 1사단 각 연대가 지휘소 및 방어진지를 구축하면서 반격을 준비하도록 한 치열한 전투였다.
 
1948년 국군에 입대한 故 기영준 이병은 한치의 진퇴도 없이 빗발치는 총탄과 함께 격렬하고 치열했던 이 전투에서 하퇴부에 2발의 총상을 입고 수도병원에 후송돼 치료받다가 그해 6월 22일 특별상이기장으로 전역했다.
 
하지만 이후 총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961년에 32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공적으로 화랑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긴박한 전시 상황에서 실물 훈장과 증서를 받지 못해오다 이날 강릉시를 통해 71년 만에 훈장을 받게 됐다.
 
故 기영준 이병의 장남인 기세남 전 강릉시의회 부의장은 “국가의 지원을 알지 못한 채 3남 1녀를 홀로 키우면서 무진 고생을 한 어머니마저 2013년에 별세했다”며 “이제라도 전공을 인정받게 돼 부친의 영전에 큰 명예를 올리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고 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돌아가신 故 기영준님의 공적을 늦게나마 찾아드리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신 참전용사와 보훈가족의 명예를 높이고 예우를 강화하는 일에 더욱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무공훈장 전수는 ‘6.25전쟁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현재 국방부와 육군본부는 6.25전쟁 당시 공적을 세워 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지만 긴박한 전시 상황으로 실물 훈장과 증서를 받지 못한 공로자와 유가족을 찾아 훈장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