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어대명'->'확대명'...무너진 97그룹 '세대교체론'
2022-08-08 21:35
李, 74% 넘는 압도적 득표율 기록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의 첫 주말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4%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에서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으로 가는 모양새다.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생)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 재개도 관심이 모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지역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각각 70.48%, 75.40%의 득표율로 박 후보(22.49%, 20.70%)와 강 후보(7.03%, 3.90%)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도 74.81%를 얻어 6~7일 합계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합계 득표율 20.88%, 강 후보는 4.98%에 그쳤다.
◆ 李 "아직 초반...마지막까지 최선 다하겠다"
이 후보의 압도적인 기세 원인은 권리당원의 강력한 지지에 기반한다. 대선 과정에서 대거 입당한 이 후보 지지 표심이 작용, 해당 지역에서 지난 대선 경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첫 경선 지역이 이 후보의 고향인 대구·경북, 이 후보가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인천이라는 점도 초반 압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인천 경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초반"이라며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은 초반부터 '어대명' 분위기를 잡은 만큼 끝까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고위원 경선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후보가 6~7일 합계 득표율 28.40%로 1위를 차지했다. 비명계인 고민정 후보가 22.24%로 뒤를 이었다. 친명계인 박찬대 후보(12.93%), 장경태 후보(10.92%), 서영교 후보(8.97%)가 각각 3~5위로 집계됐다. 5명까지 최고위원이 되는 경선에서 현재까지 고 후보를 제외하면 4명의 친명계 후보가 이름을 올린 셈이다.
다른 비명계에서는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97세대 차별화 실패했다는 지적 나와
'세대교체론'으로 기대를 모았던 '97세대'가 부진한 것에는 확실한 비전 제시와 앞선 세대와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직전 대통령 선거 후보 출신인 이 후보가 직접 등판한 만큼 다른 후보가 존재감을 보이기는 당초부터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충청과 호남 수도권 등 경선 일정이 남은 만큼 박·강 두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비명계 사이에선 '97그룹 후보 단일화' 논의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거론된다. 현재로선 두 후보를 합친 득표율이 이 후보에게 훨씬 미치지만 두 후보가 힘을 합해 이 후보와 대결해야 그나마 주목받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그러나 단일화를 바라보는 두 후보의 시각은 여전히 갈리는 모습이다. 2위 박 후보는 전날 "(강 후보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단일화를 향한 당원과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3위 강 후보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 저희가 더 많은 득표를 해야지 나머지도 가능해질 문제"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당원·지지자 참석 없이 치러졌던 지역 순회 연설회도 이번 8월 전당대회에서 재개됐다. 지난 2018년 8·26 전당대회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지지자들 간 야유·고성·막말 등도 함께 부활했다.
강원 순회 연설회에서는 객석에서 박 후보를 향한 고성과 막말이 쏟아졌다. 박 후보가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셀프공천으로 민주당 동지들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고 비판하자 일부 이 후보 측 당원·지지자들이 "내려와"라고 고함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많은 당원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상황이 과열되자 사회자가 "야유와 고성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대구와 제주 연설회에서는 시작 전부터 "야유와 고성은 지양이 아니라 금지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李 '사법 리스크' 본격화 조짐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풀어갈 방안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연루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김씨의 수행비서인 배아무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관련 의혹을 처음 언론에 제보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 한 제보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경찰이 '8월 중순에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곧 김씨의 소환조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외에도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또 다른 의혹들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은 지난 5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혐의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3월부터 경찰, 검찰이 몇 개월째, 전방위로 모든 기관들이 나서서 조사하고 수사하고 있는데 나오는 게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개입을 위한 부당한 수사란 프레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아울러 이 의원은 지지층을 향해 "모든 영역에서, 모든 방향에서 최대치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저도 인간이라 가끔 지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날 오전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자꾸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반박으로만 일관하면 오히려 당의 입지를 축소하는 것”이라며 "정확하게 잘 해명을 하시고, 근거 자료를 공유하면 당이 함께 결연하게 맞서 싸울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지역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각각 70.48%, 75.40%의 득표율로 박 후보(22.49%, 20.70%)와 강 후보(7.03%, 3.90%)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도 74.81%를 얻어 6~7일 합계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박 후보는 합계 득표율 20.88%, 강 후보는 4.98%에 그쳤다.
◆ 李 "아직 초반...마지막까지 최선 다하겠다"
이 후보의 압도적인 기세 원인은 권리당원의 강력한 지지에 기반한다. 대선 과정에서 대거 입당한 이 후보 지지 표심이 작용, 해당 지역에서 지난 대선 경선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주요했다는 것이다. 첫 경선 지역이 이 후보의 고향인 대구·경북, 이 후보가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인천이라는 점도 초반 압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인천 경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초반"이라며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은 초반부터 '어대명' 분위기를 잡은 만큼 끝까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고위원 경선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의 강세가 돋보였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후보가 6~7일 합계 득표율 28.40%로 1위를 차지했다. 비명계인 고민정 후보가 22.24%로 뒤를 이었다. 친명계인 박찬대 후보(12.93%), 장경태 후보(10.92%), 서영교 후보(8.97%)가 각각 3~5위로 집계됐다. 5명까지 최고위원이 되는 경선에서 현재까지 고 후보를 제외하면 4명의 친명계 후보가 이름을 올린 셈이다.
다른 비명계에서는 윤영찬(7.71%), 고영인(4.67%), 송갑석(4.16%)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97세대 차별화 실패했다는 지적 나와
'세대교체론'으로 기대를 모았던 '97세대'가 부진한 것에는 확실한 비전 제시와 앞선 세대와의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직전 대통령 선거 후보 출신인 이 후보가 직접 등판한 만큼 다른 후보가 존재감을 보이기는 당초부터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 충청과 호남 수도권 등 경선 일정이 남은 만큼 박·강 두 의원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비명계 사이에선 '97그룹 후보 단일화' 논의에 다시 불을 붙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거론된다. 현재로선 두 후보를 합친 득표율이 이 후보에게 훨씬 미치지만 두 후보가 힘을 합해 이 후보와 대결해야 그나마 주목받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그러나 단일화를 바라보는 두 후보의 시각은 여전히 갈리는 모습이다. 2위 박 후보는 전날 "(강 후보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단일화를 향한 당원과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3위 강 후보는 "단일화가 본질은 아닌 것 같다. 저희가 더 많은 득표를 해야지 나머지도 가능해질 문제"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당원·지지자 참석 없이 치러졌던 지역 순회 연설회도 이번 8월 전당대회에서 재개됐다. 지난 2018년 8·26 전당대회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지지자들 간 야유·고성·막말 등도 함께 부활했다.
강원 순회 연설회에서는 객석에서 박 후보를 향한 고성과 막말이 쏟아졌다. 박 후보가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셀프공천으로 민주당 동지들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고 비판하자 일부 이 후보 측 당원·지지자들이 "내려와"라고 고함쳤다.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많은 당원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상황이 과열되자 사회자가 "야유와 고성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대구와 제주 연설회에서는 시작 전부터 "야유와 고성은 지양이 아니라 금지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李 '사법 리스크' 본격화 조짐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이를 풀어갈 방안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연루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김씨의 수행비서인 배아무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어 관련 의혹을 처음 언론에 제보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 한 제보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경찰이 '8월 중순에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곧 김씨의 소환조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외에도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또 다른 의혹들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성호 의원은 지난 5일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혐의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3월부터 경찰, 검찰이 몇 개월째, 전방위로 모든 기관들이 나서서 조사하고 수사하고 있는데 나오는 게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는 정치개입을 위한 부당한 수사란 프레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아울러 이 의원은 지지층을 향해 "모든 영역에서, 모든 방향에서 최대치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저도 인간이라 가끔 지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날 오전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자꾸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반박으로만 일관하면 오히려 당의 입지를 축소하는 것”이라며 "정확하게 잘 해명을 하시고, 근거 자료를 공유하면 당이 함께 결연하게 맞서 싸울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