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첫 6거래일 연속 순매수… 증시상승 신호탄 되나

2022-08-04 17:1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2470선을 회복했다. 지난 7월 2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변동성 장세를 유발했던 대형 이벤트들이 지나면서 시장이 안정된 점과 외국인 유입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평가 매력을 보유 중인 대형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돌아온 외국인, 국내 수급 열쇠 되나
 
외국인 순매수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한 달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32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7월 28일 이후 8월 4일까지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보를 이어갔다. 6거래일 동안 순매수한 건 작년 12월 21일부터 12월 28일까지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는 5조58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지난 6월과 확연하게 다른 행보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매크로(거시경제)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빠르게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5월과 6월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6월 외국인 매도가 수반된 주가 하락이 이어졌는데 5월은 뮤추얼펀드와 기금 중심인 미국계 자금이 주도했다”며 “6월은 ‘핫 머니’ 성격을 지닌 유럽계 자금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에 외국인 지분율도 급격하게 떨어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인 1월 3일 33.55%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3일 기준 30.89%로 2.66%포인트 줄었다. 외국인 이탈과 주가 하락 등 영향으로 외국인 시가총액도 741조5217억원에서 599조2503억원으로 142조2714억원 감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초부터 6월 말까지 16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미국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면서 지속된 강달러 압력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 가능성 커···대형주 중심 ‘매수’

증권업계는 당분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 수급에 키(Key)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유출 규모가 컸던 만큼 추후 투자 환경 개선 시 큰 규모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유입 중인 외국계 자금은 국부 펀드들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비어 있는 외국인 수급 공백을 장기 투자 성격의 펀드들이 채우고 있는 점은 국내 시장에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유준 연구원은 “노르웨이와 싱가포르 자금은 하락 장에서도 순매수에 나섰다”며 “두 자금의 공통점은 국부펀드가 중심이 된 장기 투자 성격 자금으로 지속된 주가 하락이 장기성 자금에 있어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할 기회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스위스와 노르웨이 등은 연초부터 꾸준히 국내 주식에 대해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지난 6월 국내 주식을 47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며 “이 밖에 캐나다와 스웨덴 등도 6월 국내 주식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르웨이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스위스는 거액 자산가의 자산관리 산업이 발전한 국가며 캐나다와 스웨덴은 연기금 영향력이 크다”면서 “6월에는 장기적인 관점을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들이 가격 메리트가 생긴 국내 주식에 대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주목해볼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화장품‧의류 등이 거론된다.
 
최유준 연구원은 “외국인이 모든 업종을 사고 있지는 않다”며 “상반기 매도세가 강했던 업종 중 수급이 유입되는 업종은 반도체, 화장품·의류, 유통, IT가전, 자동차 등”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급 공백을 메우는 측면과 최근 반등 탄력과 실적을 고려하면 반도체, 자동차, IT가전 중 2차전지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며 “방어주 중 통신 업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