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자이언트스텝] ​나스닥부터 비트코인까지 환호…'과한 낙관' 비판도

2022-07-28 16:31
비트코인ㆍ금값 간만에 기지개…달러 약세에 엔화 가치 올라
시장 반응 '과도'…"투자자들 '안심' 아직 일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번 더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뒤 나스닥 지수부터 비트코인까지 시장이 무섭게 솟구쳤다. 투자자들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주목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엔화와 금값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시장의 낙관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월 발언에 시장 환호
2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2.62%, 4.06%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2020년 이후 최고치다. 
 
파월 연준 의장의 “(언젠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질 것 같다”는 발언이 나온 뒤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안도하며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해당 발언에 2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3.041%에서 2.986%로, 10년물 국채 금리는 2.786%에서 2.734%로 떨어졌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가 오르기 마련이지만,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덕분에 엔·달러 환율은 135.105엔을 기록하며, 엔화 가치는 3주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비트코인도 간만에 웃었다. 비트코인은 전장에서 8% 넘게 급등한 후 2.9%까지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이 "경제의 너무 많은 부분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경기침체에 선을 그은 점에도 투자자들은 고무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움직임이 너무 낙관적이라고 평했다. 시타델증권의 선형 금리 팀장인 마이클 드 패스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성장 둔화를 초래하고 경기침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고려할 때 모든 자산이 이처럼 활기차게 반응했다는 것은 약간 놀랍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임금 상승세가 높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빙하가 녹듯 느린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은 긴축을 멈출 수 없으며, 너무 많이 기어를 낮출 수도 없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단기적인 안도 랠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켓워치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발표한 당일에는 S&P500지수가 최소 1.5%씩 올랐다가 얼마 못가 하락세로 전환했던 점에 비춰 이번 상승세 역시 약세장 속 일시 반등하는 데드캣바운스일 수도 있다고 짚었다.
 
경기침체 우려 여전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경기 둔화, 경기 침체 관련 질문이 주를 이뤘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다면 성장률 둔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노동시장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경기둔화를 감내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샘 클라우디아 전 연준 이사는 현재처럼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모습은 경기 침체 가능성만 키운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 높은 금리는 공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투자만 위축시켜 상황(경기 침체)을 악화시킬 것이다"고 했다.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달러화 부채를 안고 있는 신흥국들 입장에서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져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저소득 국가의 60%가 채무 상환 위기에 빠지거나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