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美 기준금리 3.12% 오르면 韓 3.65%까지 올라갈 수도"

2022-07-28 09:08

미국이 기준금리를 3.12% 올리면 우리나라는 3.65%까지 더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한경연은 28일 ‘미국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 분석을 발표하고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를 3.12%로 추정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플레이션율), 본원통화 증가율, 단기(6개월) 국공채금리 등 경제변수로 미국 기준금리를 설명하는 모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결정 준칙 등을 분석한 결과다.

한경연은 앞서 지난 4월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를 2.33%로 추정한 바 있다. 3개월 만에 0.79%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을 두고 한경연은 소비자물가상승률 변동 등이 새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1%로 1981년 11월(9.6%)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침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두 달 연속으로 가져간 것도 인플레이션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경연은 “미국 연준이 경기침체를 감수하고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기로 한 만큼 적정 수준이 될 때까지는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한경연은 한국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가는 경우 국내 기준금리가 3.65%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은 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이 예상되면 외국인 투자자가 환차손을 고려해 한국 채권·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경연은 2002년 1월 이후 월별자료를 이용해 한국과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 차이를 최소 0.53%포인트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가 한경연이 추정한 적정 수준인 3.12%까지 인상되면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는 3.65%로 도출된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2.25%)보다 1.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한국 기준금리가 실제로 3.65%까지 인상되는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1.65%포인트 상승하고, 이에 따른 연간 가계대출 이자 부담 증가액은 34조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 부담은 292만원씩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민간의 취약한 금융 방어력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이 가장 중요하지만 원화 가치 안정도 긴요하다”며 “기업경쟁력 제고, 원자재 수급 안정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