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 호텔 '격전지'로 다시 부상한 제주 중문

2022-07-26 14:00

신라호텔 제주 전경 [사진=신라호텔 ]

과거 신혼여행객의 성지로 손꼽혔던 제주도 중문관광단지로 또다시 특급호텔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그동안 롯데호텔 제주와 신라호텔 제주 '2파전'이었던 제주 중문에 새로운 특급호텔들이 줄줄이 개관하며 '격전지'로 부상한 것이다. 인근 제주신화월드도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 전경 [사진=롯데호텔 제공]

◆해외여행길 막히자 제주로 향한 관광객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682만646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550만1505명보다 24%가량 늘었다. 역대 최고 수치다.

2020년 초 확산한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지난해 7월 이후 제주 특급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연일 만실 행진이었다.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제주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특급호텔 예약률도 껑충 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문 내 호텔들은 기본 객실 기준 가격이 1박 50만원을 훌쩍 넘겼음에도 예약이 힘들 정도였다. 

제주여행 수요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더 늘었다. 특히 휴가철인 '7말 8초'를 앞둔 상황에서 내국인 관광객 수는 하루 평균 4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파르나스 제주 인피니티 풀 전경 [사진=파르나스 호텔 ]

◆"변해야 산다" 시설 새 단장·고객 서비스 '만전' 

중문관광단지 내 자리 잡은 호텔들은 시설과 콘텐츠를 새 단장하는 데 주력했다. 과거 신혼여행객의 발길이 잦았던 중문 관광단지는 공항과 거리가 멀고, 호텔 시설이 낙후됐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가운데 제주 시내에 특급호텔들이 조성됐고, 여행객 발길도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중문 특급호텔들은 변화를 시도했다.

롯데호텔 제주의 경우 화산 분수쇼를 펼치던 공간을 야외공간으로 꾸몄고, 신라호텔 제주는 전기차 서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현지 식당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맛있는 제주 만들기'를 꾸준히 진행하는 등 지역사회 연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 판매, 현지 맛집과 연계한 사회공헌 서비스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기반으로 기획을 펼치고 있다.

구 켄싱턴 호텔 제주 부지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해 지은 그랜드 조선 제주는 객실의 30% 가량을 스위트 객실로 꾸미며 프리미엄 고급화를 표방했다. 
 

올해 안에 개관 예정인 JW 메리어트 제주 조감도[사진=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신규 호텔 줄줄이 '둥지'···호텔 격전지로 재부상한 중문

5성급 호텔들도 다시금 중문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주)파르나스호텔은 지난 22일 과거 하얏트 제주가 자리했던 곳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후 고급 리조트형 호텔 '파르나스 호텔 제주'를 개관했다.

파르나스호텔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 이어 수도권 외에 선보이는 첫 번째 호텔이자 5성급 독자 브랜드인 파르나스 호텔 제주는 총 307개 객실 규모로 조성됐다.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자리한 파르나스호텔은 110m 길이의 국내 최장 인피니티 풀을 갖췄다. 이 풀은 사계절 온수풀로 운영된다. 몇 해 전 중문에 개관한 히든클리프 호텔 앤드 네이처 역시 인피니티 풀이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JW메리어트그룹도 서귀포시 주상절리 앞에 197실 규모의 'JW 제주 리조트&스파'를 올해 안에 개관할 계획이다. 

JW 메리어트 제주는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건축가이자 럭셔리 호텔 및 리조트 디자이너 빌 벤슬리(Bill Bensley)의 손에서 탄생했다. 범섬을 마주 보는 해안 절벽 위 2만6830㎡ 규모의 부지에 자리 잡은 리조트는 제주의 땅, 올레 7코스와도 연결된다. 

파르나스와 메리어트 개관 후에는 객실 공급이 500실 이상 늘어난다. 이는 신라호텔(429실)보다도 큰 규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휴가철 중문 내 호텔들은 빈방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해외여행 빗장이 풀렸고, 많은 여행객의 발길이 해외를 향하고 있다. 제주 호텔들은 내국인 관광객을 잡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만큼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