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자이언트스텝 유력] 국고채 급등세 연말까지 이어진다…정부도 기업도 '이자 부담' 비상등

2022-07-24 18:00

 

정부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국고채 조달금리가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올릴 예정이어서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올해 발생할 총 국고채 이자 비용이 앞서 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업들 역시 회사채 발행 금리가 크게 뛰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양상이다.
 
국고채 조달금리 급등에 정부 이자 비용 쌓여간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2.31% △2월 2.52% △3월 2.61% △4월 3.15% △5월 3.18% △6월 3.42% 등으로 상승 곡선을 밟았다. 6월 발행 금리는 1월에 비해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지난 1~6월 누적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2.86%다.
 
문제는 앞으로 닥칠 상황이다. 세계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어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고, 연준은 이번에 최소 0.75%포인트 이상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지난 상반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하반기에, 하반기보다는 내년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고채 조달금리 상승은 정부의 이자 부담 가중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정부의 이자 비용 예산에 ‘구멍’이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신규 발행할 국고채 평균 금리가 2.60%를 넘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이미 상반기에 초과했다.
 
다만 정부는 예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관련 예산 20조7000억원으로 넉넉하게 편성해둔 만큼 충분한 방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자 비용이 커지는 건 부담이다. 정부의 국고채 이자비용 지출액은 △2019년 16조7000억원 △2020년 17조3000억원 △2021년 18조2000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도 자금 조달 '적신호'···저신용 기업은 '유동성 위기' 우려도
대다수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1일 기준 AAA등급 3년물 은행채 금리는 3.751%까지 올랐다. 작년 동기 1.598%에 비해 2배 넘게 지출 폭이 커졌다.
 
카드채, 리스채, 할부금융채 등 금융기관채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AA+등급 3년물 금리는 4.410%다. 작년 동기 1.752%와 확연히 대비된다. 카드사와 같은 여신업체들은 대부분 자체 수신기능(예·적금)을 갖추고 있지 못해 체감 피해 폭은 더욱 크다.
 
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우량 기업 회사채 조달 금리(3년 만기)는 이미 4%를 넘어섰고, 채권 금리가 올라 채권 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 큰손(기관투자자)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저신용 기업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BBB-등급 금리(3년물)는 10.067%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처럼 빠르게 뛰는 금리에 회사채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상대적 우량 회사채인 AA등급 이상을 제외하면, 발행 물량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 기업으로선 높은 금리에 대한 부담과 낮은 투자 수요로 일부 채권이 팔리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