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코비드족, 더 불안하다···"슈퍼면역자는 얼마나 될까?"

2022-07-22 18:00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일 6만8000여명 발생해 한 달 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1주 단위로 확진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3주째 이어지면서 위중증 환자 수도 이틀 연속 1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가족 혹은 가까운 지인들까지 대부분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는데 본인만 끝까지 걸리지 않은 ‘네버 코비드(Never COVID)족’은 최근 상황이 더 불안하다고 한다. 주변에선 오히려 ‘슈퍼면역자’라고 불리고 있지만, 방역마저 민간 자율에 맡겨져 느슨해진 틈을 타 감염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907만7659명이다. 아직까지 감염이 되지 않은 국내 네버 코비드족은 3300만명가량으로,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보다 더 많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두고 백신 접종에 의한 면역이 있고, 개인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과거에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서 면역이 생긴 경우 등으로 방어가 됐을 것이란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감염이 됐었는데 증상을 못 느낀 경우와 면역력이 강해서 이겨낸 케이스가 있을 것”이라며 “아예 감염 자체가 안 되는 경우를 슈퍼면역자라고 할 수 있는데, 전체 인구의 10% 정도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정부의 9월 항체 검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이 느슨해지면서 미감염자 사이에서는 자발적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사례들도 생겨나고 있다.

회사원 박진주(36)씨는 코로나19에 한 번도 감염된 적이 없는 네버 코비드족이다. 박씨는 최근 방역 대책이 느슨해지고 생활지원금 등 지원제도마저 축소되면서 지금 감염되면 더 억울할 거 같아 외출을 최대한 줄이고 주로 집에 머무는 방법을 택했다. 

박씨는 “회식이나 모임은 여러 핑계를 대면서 빠지고 회사 출근 이외에는 잘 나가지 않는다”라며 “내가 남들이 말하는 슈퍼면역자인지 알 수 없고, 최근 확진되는 사람들 대부분이 첫 감염자라고 하니 더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 면역 회피성 높은 BA.5 우세종화, BA.2.75 지역사회 전파까지···재감염 우려 어쩌나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 본격화로 재감염자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재유행을 이끌고 있는 ‘BA.5’ 변이의 비중은 국내 발생 환자 기준으로도 50%에 육박하면서 우세종화됐다. BA.5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5% 강한 만큼 앞으로 유행 확산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새 변이가 우세종화되는 상황에서 접종 또는 감염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효과마저 낮아지고 있어 재감염 비율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BA.5 변이보다도 전파력과 면역회피 성질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까지 국내에서 발생됐다. 특히 이들 감염자 사이의 접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어 BA.2.75가 이미 지역사회에 은연중 퍼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BA.2.75는 전파력과 면역회피력이 그 어떤 오미크론 변이보다 강력해 향후 우세종이 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최근 BA.5 유행으로 국내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BA.2.75가 가세해 정점이 두 번 발생하는 ‘쌍봉형 유행 곡선’을 형성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만약 정점을 두 번 찍게 되면 그만큼 유행 지속 기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4차 백신 추가접종 대상자가 아닌 10대의 재감염 비율이 높은 것도 우려스럽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재감염 추정 사례가 0~17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20일 기준 코로나19 재감염 추정 사례는 누적 7만7200명으로, 이 가운데 2차 감염 추정 사례는 7만7092명, 3차 감염 추정 사례는 108명이다. 

코로나19 재감염 추정사례는 증상 유무 관계없이 최초 확진일 45일 이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항원(RAT) 검사 결과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면 인정된다.

연령대별로 보면 2차 감염 추정 사례의 경우 0~17살이 33.16%인 2만 5569명으로 가장 많았고, 18~29살 19.2%(1만4818명), 30~39살 13.96%(1만765명), 40~49살 12.12%(9349명), 50~59살 8.27%(6381명), 60~74살 9.24%(7130명), 75살 이상은 3.99%(3080명)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3차례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는 사례도 누적 108명 가운데 51명이 0~17살에서 발생해 47.22%를 차지했고, 18~29살 21.29%(23명), 30~39살 9.25%(10명), 40~49살 4.62%(5명), 50~59살 3.7%(4명), 60~74살 8.33%(9명), 75살 이상은 5.55%(6명)였다.

천은미 교수는 재감염 사례 결과에 대해 “젊은층은 감염되어도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재감염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건 크게 두려워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감염에 의해 면역을 가져갈 수 있고, 드물지만 젊은층에서도 중증으로 가는 경우에 대비한 의료 대응체계를 마련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고령층 재감염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데 이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높지만 중증으로 갈 수 있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병상 확보 이전에 감염 후 처방과 치료가 바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BA.5 변이 등이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도 쉽게 무력화해 재감염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결국 재감염을 피할 수 없다면 이제는 코로나도 독감처럼 관리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앞서 유행한) 오미크론 BA.1이나 BA.2 변이에 감염됐던 사람도 BA.4나 BA.5변이에 재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재감염이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최근 “1년에 한 번 이상 코로나에 감염돼도 놀랍지 않다”며 “독감처럼 계절병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