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강철규 "머지않아 잠재성장률 1%대...최악 땐 제로 퍼센트"
2022-07-22 00:53
[원로에게 듣는 대한민국 리빌딩] <8>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집무실에서 진행한 <원로에게 듣는 대한민국 리빌딩> 인터뷰에서 "1990년대 6%대였던 잠재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씩 하락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짙어지면서 잠재성장률을 더 짓누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학현(學峴) 학파의 핵심인 강 전 위원장은 "잠재성장률이 1%대라는 것은 자본·노동 등 생산요소를 모두 동원한다고 해도 그 이상 국내총생산(GDP)을 늘릴 수 없다는 의미"라며 "현 정부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합당한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60년까지의 재정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30~2060년 1인당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연간 0.8%에 그쳤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는 이유로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다. 지난 2020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여성 1명당 0.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미국기업 간담회에서 "향후 국내 경제가 0.1~0.8%대의 잠재성장률에 갇힐 수 있어서 결국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강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생명 존중, 자유 확대, 신뢰 구축 등이 실현돼야 한다"면서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저출산·고령화와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강 전 위원장은 "현 정부는 비전이 없다.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려는 노력도 적은 것 같다"라며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하면 자유 또한 억압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동체가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 공존하고 타협해야 하는데 현 정치 상황을 보면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다양성이 보장돼 있지 않다"며 "정치권이 공존하고 타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