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단절시킨 창경궁-종묘, 90년만에 복원
2022-07-20 15:27
22일 시민에 개방
일제가 단절시켰던 창경궁과 종묘가 90년 만에 연결돼 시민에게 개방된다.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한 것으로, 기존 율곡로는 축구장 크기(약 8000㎡) 녹지축으로 조성돼 양측을 이었다.
일제가 없애버린 창경궁과 종묘 사이 궁궐 담장 503m와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궁궐 담장은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했다.
복원된 궁궐 담장을 따라 조선왕실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길이 340m, 폭 3m인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노약자‧임신부‧장애인 등 보행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됐으며,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2000년 고도 서울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이 사업은 10여 년 전 오세훈 시장이 시민에게 한 약속이다. 복원 사업 첫 삽을 2011년 5월 오 시장이 떴다. 오 시장은 개통 하루 전인 21일 오후 3시 시민 개방 행사를 개최한다.
종묘는 조선 역대 왕과 왕비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종묘와 사직이 무너진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당초 종묘와 동궐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조선총독부가 광화문 앞에서 창덕궁 돈화문을 지나 조선총독부의원(서울대병원 전신인 대한의원, 국권을 빼앗긴 뒤 개명) 앞을 통과하는 도로를 만들며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구름다리(관덕교, 철거 후 잔재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보관)를 놓았다.
일제는 풍수지리상 북한산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돼 있는 것을 도로 신설과 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끊어버렸다. 주산(主山)은 창덕궁과 종묘 사이 동산으로, 두 지역을 힘 있게 이어주고 있었음을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창경궁~종묘 역사 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다음 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