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中 '조선 굴기'···韓 독점 LNG선 수주시장서 中 약진
2022-07-20 11:00
한국 점유율 1년새 96%서 71%로 줄어
선가 상승 추세 속 中 저가 수주 공세
선가 상승 추세 속 中 저가 수주 공세
중국 조선사가 한국이 90% 이상 독점하던 LNG선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동안 질 낮은 벌크선 위주로 수주고를 늘리는 데 급급하던 중국 조선사가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선박을 조용히 공략해 나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수면 아래서 경쟁력을 가다듬었던 중국의 조선 굴기가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조선사, 한국의 글로벌 LNG선 독점 시장에 균열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다수 중국의 조선사가 LNG선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쟝난조선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17만5000㎥급 LNG선 4척을 수주했다.
국영 조선사 다롄조선도 3월 자국 해운사인 중국상업운송으로부터 17만5000㎥급 LNG선 2척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앞서 중국 내 LNG선 건조 기술을 인정받았던 후둥중화조선도 지난해 10월 일본 해운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선 4척을 수주했다.
과거에는 중국 국영기업이 자국 조선소에 LNG선 선박을 발주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해외 선주들의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의 약진은 점유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NG 운반선 발주량은 767만8585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집계됐다. 선박 수로는 89척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8만6795CGT, 18척보다 410% 늘어난 규모다.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올해 상반기 26척으로 지난해 상반기 1척에서 매우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점유율은 4%에서 29%로 25%포인트 급증했다.
물론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이 적지는 않다.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17척의 LNG선 건조 계약을 맺으며 발주량 143만3562CGT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80% 늘어난 544만4931CGT(63척) 수주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96%에서 올해 상반기는 71%로 줄었다. 중국 국영기업 물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글로벌 수주 대부분을 독점하는 상태였으나 올해는 상당한 물량을 중국 조선사에 내주는 상황이 됐다.
◆중국 조선소, 기술력 차이 좁히며 가격 경쟁력으로 압박
우선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발주가 너무 많아 물량의 일부를 중국에 내주는 일이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내 조선사의 독(dock)이 대부분 채워진 상황이라 중국 조선사가 물량을 가져간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LNG선은 수주계약부터 인도까지 3년가량 작업이 필요하기에 이미 수주된 계약이 많다면 독을 비우기가 어렵다. 올해는 카타르 국영 기업이 대거 LNG선을 발주하는 등 이미 국내 조선사에 일감이 넘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중국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동안 벌크선 등으로 수주고 늘리기에 집중했던 중국이 이제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점차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정부 주도로 LNG선 등의 건조 기술을 지속적으로 육성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 2020년 '제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비전' 등의 정책을 통해 LNG선 건조 기술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왔다.
물론 조선업계에서는 아직도 한국과 중국의 기술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후둥중화조선이 제작한 LNG선 글래드스톤호가 2018년 6월 운항 중 엔진 고장으로 해상에서 견인된 일이 글로벌 조선·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도 중국 국영기업과 당국의 지원 정책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이제는 중국의 기술력이 글래드스톤호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중국이 LNG선에서도 저가 수주 공세로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17만4000㎥급 LNG선은 올해 전반적인 선가 상승에 힘입어 2억1400만 달러 수준에서 2억3100만 달러까지 상승하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 조선사는 2억 달러를 겨우 상회하는 수준에서 LNG선 수주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에 필수적인 소재·부품·장비 등 일부 기자재와 원천기술을 국산화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에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간 없는 국내 조선사, 원자재·인력난에 발목
문제는 중국의 공세를 앞둔 국내 조선사가 기술·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당장 일감은 많지만 선박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1~2년 동안 크게 오르면서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 조선 3사는 지난해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800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754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20억원 등을 나란히 기록했다.
인력난도 만만치 않다. 국내 대형 조선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직원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3만395명으로 지난 2020년 말 3만2748명 대비 2353명(7.19%) 줄었다.
이는 일감이 급증하는 지금 심각한 경영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일부 조선사에서는 앞서 퇴직한 직원들도 재입사 해달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적자를 기록한 대형 조선사가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의 일감이 수익성으로 전환된 이후 중국 조선사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나 주어진 시간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사, 한국의 글로벌 LNG선 독점 시장에 균열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다수 중국의 조선사가 LNG선 수주에 연이어 성공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쟝난조선은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17만5000㎥급 LNG선 4척을 수주했다.
국영 조선사 다롄조선도 3월 자국 해운사인 중국상업운송으로부터 17만5000㎥급 LNG선 2척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앞서 중국 내 LNG선 건조 기술을 인정받았던 후둥중화조선도 지난해 10월 일본 해운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선 4척을 수주했다.
과거에는 중국 국영기업이 자국 조선소에 LNG선 선박을 발주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해외 선주들의 주문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의 약진은 점유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NG 운반선 발주량은 767만8585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집계됐다. 선박 수로는 89척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8만6795CGT, 18척보다 410% 늘어난 규모다.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올해 상반기 26척으로 지난해 상반기 1척에서 매우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점유율은 4%에서 29%로 25%포인트 급증했다.
물론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이 적지는 않다.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17척의 LNG선 건조 계약을 맺으며 발주량 143만3562CGT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80% 늘어난 544만4931CGT(63척) 수주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96%에서 올해 상반기는 71%로 줄었다. 중국 국영기업 물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글로벌 수주 대부분을 독점하는 상태였으나 올해는 상당한 물량을 중국 조선사에 내주는 상황이 됐다.
◆중국 조선소, 기술력 차이 좁히며 가격 경쟁력으로 압박
우선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발주가 너무 많아 물량의 일부를 중국에 내주는 일이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내 조선사의 독(dock)이 대부분 채워진 상황이라 중국 조선사가 물량을 가져간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LNG선은 수주계약부터 인도까지 3년가량 작업이 필요하기에 이미 수주된 계약이 많다면 독을 비우기가 어렵다. 올해는 카타르 국영 기업이 대거 LNG선을 발주하는 등 이미 국내 조선사에 일감이 넘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중국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동안 벌크선 등으로 수주고 늘리기에 집중했던 중국이 이제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점차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정부 주도로 LNG선 등의 건조 기술을 지속적으로 육성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 2020년 '제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비전' 등의 정책을 통해 LNG선 건조 기술과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왔다.
물론 조선업계에서는 아직도 한국과 중국의 기술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후둥중화조선이 제작한 LNG선 글래드스톤호가 2018년 6월 운항 중 엔진 고장으로 해상에서 견인된 일이 글로벌 조선·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도 중국 국영기업과 당국의 지원 정책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이제는 중국의 기술력이 글래드스톤호 수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중국이 LNG선에서도 저가 수주 공세로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17만4000㎥급 LNG선은 올해 전반적인 선가 상승에 힘입어 2억1400만 달러 수준에서 2억3100만 달러까지 상승하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 조선사는 2억 달러를 겨우 상회하는 수준에서 LNG선 수주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에 필수적인 소재·부품·장비 등 일부 기자재와 원천기술을 국산화해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에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간 없는 국내 조선사, 원자재·인력난에 발목
문제는 중국의 공세를 앞둔 국내 조선사가 기술·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당장 일감은 많지만 선박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후판 가격이 1~2년 동안 크게 오르면서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
실제 조선 3사는 지난해 원자재인 후판 가격 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800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조754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3120억원 등을 나란히 기록했다.
인력난도 만만치 않다. 국내 대형 조선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직원 수는 올해 3월 말 기준 3만395명으로 지난 2020년 말 3만2748명 대비 2353명(7.19%) 줄었다.
이는 일감이 급증하는 지금 심각한 경영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일부 조선사에서는 앞서 퇴직한 직원들도 재입사 해달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적자를 기록한 대형 조선사가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의 일감이 수익성으로 전환된 이후 중국 조선사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나 주어진 시간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