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남궁훈 대표 강점 발휘 도울 것"

2022-07-17 15:16
"카카오 입사 10년…한창 일할 나이에 '노장' 돼"
"노장은 젊은 분들 활약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
"김범수, 독립적 판단 중시…누구도 '복심' 아냐"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사진=카카오]

최근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을 선언한 카카오에서 공동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맡게 된 홍은택 각자대표가 남궁훈 각자대표의 강점을 살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IT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과정과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신에 대해 "원래 신문쟁이, 글쟁이여서 IT 서비스 무지렁이였는데 2006년 당시 NHN(네이버) 최휘영 대표가 몇 번이나 찾아와서 같이 일하자기에 못 이긴 척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 지 16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때 네이버는 다음을 누르고 인터넷 업계를 평정했는데 임원의 평균연령이 30대 초반이었다"며 "저는 44세였는데 졸지에 '노장' 또는 좋은 말로 '원로'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혈기방장한 회사를 안정시키려면 나이 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게 영입배경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만난 최수연 네이버 대표님이 평사원 시절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준비를 위해 퇴직한다고 저한테 인사하러 온 걸 기억하시더라"며 "'회사 원로한테는 인사하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라고 덧붙이시는데 '그 원로가 참 명이 길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자의식이 들더라"고 언급했다.

홍 대표는 자신을 "쉰 살에 네이버를 그만두고 중국 중원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난 뒤 카카오에 입사해 10년이 흘렀는데 계속 노장"이라며 "한창 일할 나이에 노장 취급이지만 항상 저보다 스무 살, 지금은 서른 살 어린 분들과 일하는 복을 누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홍 대표는 "노장은 드러나는 존재가 아니라 젊은 분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저는 언론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고 드러나는 자리에도 잘 안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그런지 저를 언급한 기사를 보면 제가 NHN 시절부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알고 지내온 '복심'이라고 묘사한 표현들이 많다"며 "저는 NHN 시절 (김범수) 창업자를 뵌 적이 없었다"며 "카카오에 입사할 때도 다른 분들이 추천했고 지금도 복심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회사에 복심은 저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며 "김 창업자는 본인 생각과 다른 독립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저는 물론이고 저보다 주장이 뾰족한 인물들이 이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이틀 전(14일) 카카오 이사회에서 카카오 각자대표로 선임됐다"며 "전교생 조회할 때 뒷줄에 서 있는데 갑작스러운 호명에 앞으로 불려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이 되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 게 더 중요한 캐릭터"라며 "콘텐츠, 광고, 커머스, 대외, 인사, 사회공헌 등 가리지 않고 일해왔고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힘들기는 하지만 항상 배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 마음을 잘 읽고 창의적이고 유연한 남궁훈 대표가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며 "카카오는 남궁 대표가 (경영)하시고, 저는 계열사들이 포함된 카카오 공동체의 ESG 경영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 공동체가 이 사회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며 "그것이 ESG 경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카카오는 작년부터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따른 계열사 축소,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과 노조의 반대 등을 놓고 지속가능경영 화두 가운데 하나인 '사회적 책임 이행'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 공동센터장을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해 ESG 경영 책임자로 내세웠다.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단독대표로 선임돼 '비욘드 코리아'와 '비욘드 모바일'에 집중하는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에 집중한다는 포부를 밝힐 당시 홍 대표가 카카오 사내이사이자 CAC 공동센터장으로서 공동체 ESG 총괄과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앞서 네이버 서비스 운영 총괄 임원직을 거쳤고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