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Z폴드4·Z플립4' 전작보다 2배↑...MX사업부 명운 걸었다

2022-07-14 15:00

삼성전자가 하반기 스마트폰 야심작 ‘갤럭시 Z폴드4·Z플립4’의 출하량을 전작보다 2배 많이 잡았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대폭 키우는 ‘대중화 전략’을 통해 초격차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내달 초 예정된 ‘삼성 갤럭시 언팩(Samsung Galaxy Unpacked, 이하 갤럭시 언팩)’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가  Z폴드4·Z플립4에 명운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갤럭시 Z폴드4·Z플립4 출하량 목표 1500만대, 전작보다 2배 많아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공식 출시 예정인 갤럭시 Z폴드4·Z플립4의 목표 출하량을 당초 1000만대 수준에서 최근 1500만대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Z폴드3·Z플립3의 출하량인 710만대보다 2배 이상 많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Z폴드3·Z플립3을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과 매출 확대를 통해 시장 규모를 키우려 한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옆으로 한번 접는 형태인 폴드 제품의 비중을 위아래로 접는 플립 제품보다 더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1500만 대 가운데 Z폴드4 대 Z플립4가 2대 1 정도의 비율로 출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생산 수율과 재고 등을 고려해 약 1800만 대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부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생 경영 차원에서 자체 부품 생산 비중을 낮추고 협력사 물량을 대폭 늘렸다.
 
8월 언팩서 실물 공개...‘싱글 힌지’ 덕에 무게↓·배터리↑
삼성전자가 전작보다 이처럼 출하량을 늘리는 것은 디자인과 고사양 측면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자신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Z폴드4·Z플립4의 세부 사양을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 자리에서 한층 진일보한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력과 갤럭시 생태계를 선보이리라 전망한다.

이번 언팩에서 선보일 신제품 갤럭시 Z폴드4의 최대 강점은 카메라 사양이다.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2와 같은 수준의 카메라 스펙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처음으로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탑재가 유력하다. 전작의 경우, 고가 프리미엄 모델임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카메라 화소가 최대 단점으로 지적받은 것을 개선한 것이다. 또 다른 단점으로 지적된 무게도 한결 가벼워졌다. 폴드4의 무게는 263g으로 전작(271g)보다 가벼워졌다. 갤럭시Z 폴드2(282g)와 비교하면 20g을 줄였다.

신제품 Z플립4는 배터리 용량과 충전 성능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용량은 전작(3300㎃h)보다 10% 이상 증가한 3700㎃h다. 가벼운 무게는 장점이었지만 구조적 디자인 문제로 상대적으로 적었던 배터리 용량 문제를 개선한 것이다. 

Z플립4에 갤럭시 S22(3590㎃h)를 웃도는 고용량 배터리 탑재가 가능한 것은 ‘싱글 힌지(경첩)’을 탑재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Z플립4와 폴드4에 싱글 힌지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 추가로 확보된 내부 공간을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카메라 모듈을 강화하는 데 할애했다.

특히 싱글 힌지에 이어 Z플립4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됐던 화면 속 주름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실물을 직접 봐야 알겠지만, 최근까지 공개된 여러 IT팁스터(유출자)의 영상과 사진 등에서는 주름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대내외 악재 뚫고 MX사업부 실적 ‘구원투수’ 될 듯
삼성전자는 이번 선보일 Z폴드4와 Z플립4가 하반기 MX사업부의 실적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11.4% 각각 증가했다. 매출은 올해 1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지만, 증가세는 네 분기 만에 꺾였다. 특히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보다 0.85% 감소했다.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부문이 호실적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면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고환율 영향으로 원재료비가 늘어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계속되는 물류 부담 또한 줄어들지 않은 탓이 컸다.

특히 증권가는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을 2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인 3조8200억원에 비해 대폭 하락한 수치다. 다만 올 3분기에는 중국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물가 상황임에도 폴더블폰 판매량이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한금융투자 등은 삼성전자가 예고한 1500만대 출하량 목표가 달성되면, 올 3분기 MX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분기 추정치보다 20% 증가한 3조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국 봉쇄가 이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해 삼성전자의 타격도 컸다”며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신작 성공 여부가 사실상 삼성전자 MX사업부 명운을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지난 6월 10일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제1회 MX 비전 데이'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