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쇼크] CPI 또 최고치…7월 1%포인트 인상 가능성↑

2022-07-14 07:53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보다 센 ‘울트라 빅스텝’이 거론된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큰 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잡히지 않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번에 금리를 1%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월에 이어 6월에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9.1% 상승해 1981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추정치인 8.8%를 웃돈 것이다. 5월 CPI는 8.6%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5.9%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인 5.7%를 상회했다.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논의가 가능하다"며 “오늘의 수치(CPI)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간 보스틱 연은 총재는 7월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했다. 로이터는 6월 CPI가 또 최고치를 찍은 만큼, 금리인상 견해가 더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시장 참여자들 역시 1%포인트 인상에 힘을 보탰다. 우리 시간으로 오전 7시 25분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8%에 달한다. 전날만 해도 7.6%에 그쳤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 시그널로 간주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년 만에 가장 극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CPI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0.09%포인트 오른 약 3.138%를, 10년물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2.919%를 기록했다.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팀 두이는 "6월 CPI 보고서는 연준에는 재앙"이라며 "심화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경기침체를 외치고 있으며, 연준은 다른 모든 것보다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데 우선시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연준은 고물가 고착화를 두려워한다.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기 전에 신속하게 물가 상승세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연준은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넘어 0.75%포인트에 달하는 '자이언트스텝'까지 단행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는 잡히지 않았다. 이제는 1%포인트인 '울트라 빅스텝'까지 거론된다. 실제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날 1%포인트에 달하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캐나다의 물가 상승률은 24년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할 정도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전역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 수준이 물가 상승이 비용에 압박을 가하며 경기침체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ING의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공급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만큼, 수요가 공급에 잘 맞도록 더 높은 금리로 (수요에) 제동을 걸어야 할 책임이 연준에 있다”며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3월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한 뒤, 지금까지 금리를 총 1.5%포인트 인상했다. 매우 탄탄한 노동 시장은 급격한 금리인상을 견뎠고, 실업률은 역사적 최저치에 가까운 3.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꿈쩍 않는 노동시장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완화에는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미국 상원은 마이클 바 전 재무부 관리를 연준 감독 부의장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7인 이사회의 마지막 공석이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