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오피스텔 인기…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피'에도 안 팔려

2022-07-13 07:58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은 오피스텔 분양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르며 청약 광풍이 불었던 오피스텔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하고 있다.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최초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물량이 연이어 등장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준공 예정인 경기 부천 신중동역랜드마크푸르지오시티(전용 39.19㎡) F1타입 분양권은 2억2640만원에 나왔다. 최저 분양가인 3억2250만원과 비교해도 1억원 가까이 낮아진 금액이다. 

인천 서구 루원시티2차 SK리더스뷰(전용 22㎡)에선 분양가인 1억4400만원보다 1700만~2000만원 빠진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경기 시흥의 힐스테이트 시흥대야역의 분양권 역시 현재 '마피 1000만원' 매물이 올라와 있다. 힐스테이트 시흥대야역의 경우 지난해 12월 청약 접수 당시 150실 모집에 10만6876명이 평균 71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청약 광풍이 불었던 오피스텔 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한 것이다. 최근 대출 이자 부담 증가와 고분양가 인식 확산 등으로 오피스텔 미분양, 미계약이 늘어난 여파가 과잉 공급되거나 임대 수요가 낮은 지역, 혹은 고분양가 지역을 중심으로 마피 현상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오피스텔 시장의 초기 분양률과 거래량도 모두 하락하는 수순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인 11일까지 청약 일정을 마친 전국의 오피스텔 단지 중 모집 인원 접수에 미달한 비율은 32.5%를 기록했다. 전체 40곳의 단지 중 13곳이 미분양된 것이다. 이를 수도권으로 좁힐 경우 전체 28곳 중 10곳이 미달해 35.7%로 집계됐다. 서울(전체 12곳)과 경기(10곳)가 각각 3곳, 인천(6곳)이 4곳이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4일 인천 중구 항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시티 항동 마리나'(592실 모집 중 563명 접수, 4개 중 3개 타입 미달)와 지난 5월 중순 청약에 나선 경기 파주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 1단지(578실 모집 중 206명 접수, 4개 전체 타입 미달)가 각각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27일 청약을 접수받은 강서구 화곡동 한울 에이치밸리움 더하이클래스에선 청약 접수자가 모집 규모(128실)의 절반 수준(69명)에 그쳤다. 지난 2월 중순 분양한 '엘루크 서초' 역시 330실 모집에 222명이 신청해 4개 타입 전체가 미달한 바 있다. 

서울 오피스텔의 거래량은 지난 1월 당시 전년 동기 대비 33.26%(3482→2324건)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이후 거래량은 소폭 늘어 지난 5월에는 3229건까지 회복했지만, 이 역시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땐 12.3% 감소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향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개편하며 다주택자에 대한 기준을 가구 수가 아닌 보유 금액별로 변경할 경우 오피스텔 시장에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고분양가 논란이 있긴 하지만, 다주택자 종부세 부과 역시 의외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면서 "실제 관련 정책이 시행되기 전까진 큰 영향이 없겠지만, 수요자들의 입장에선 큰돈이 걸린 만큼 향후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합산하는지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정부의 개정 검토 지점은 주택분 재산 세기에 오피스텔 등의 수익형 부동산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면서 "혹여 다주택자 대상 보유세가 완화한다 해도 주택 추가 구입 실익이 많지 않은 최근의 시장 위축 상황에서 오피스텔 매입 수요가 주택 매입 수요로 전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