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자금난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찬바람'…마피 5억원까지도
2024-02-05 17:15
부도 처리되거나 워크아웃, 대출이자 미지급 등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의 브랜드를 단 아파트가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수분양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분양권을 수억원대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급매물로 내놓는가 하면, 시세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방 사업장의 경우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를 향한 수요자들의 기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에 계약자 중도금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설이 돈 한국건설의 아파트 분양권은 수억원에 달하는 마피 급매가 속출하고 있다. 입주를 앞둔 광주 남구 봉선동 봉선한국아델리움57펜트윈 전용 152㎡는 최근 마피 2억원대부터 최대 5억원까지 붙은 급매물이 다수 나왔고, 같은 지역의 한국아델리움57리미티드도 마피 1억원이 붙은 매물이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상무한국아델리움57하이엔드 전용 154㎡는 마피 4000만원대, 여수 한국아델리움오션프랑과 무등산 한국아델리움 어반센트럴 마피 2000만원대 등이 다수 나와 있다.
지난해 4월 부도처리된 지인종합건설의 '지오(지5) 스테이션'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올해 10월 준공 예정인 전북 김제 지오스테이션 아파트 2차(10년 분양전환형 임대아파트)는 아파트 직거래 커뮤니티 등에 분양권 무피 양도 문의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5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대창기업의 경북 고령군 다산월드메르디앙엔라체는 마피 2000만~2500만원에, 경주역 더메트로 줌파크도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권 매물이 다수 나왔다.
건설사가 부도 나거나 자금난이 발생하는 경우 수분양자나 예비 입주자들이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향후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시공사 부실 등으로 보증사고가 발생해 HUG의 환금이행이 실행되더라도 계약자들은 피해를 입게 된다. HUG는 원금만 지급하기 때문에 옵션, 중도금 대출이자 부담은 계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분양대금 반환이 아닌 대체 시공사를 찾아 준공하게 되는 경우에도 자금난으로 멈췄던 사업장 시공을 떠맡을 건설사를 찾기 쉽지 않아 계약자들은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를 보게 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며 향후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대체 시공사를 구해야 하는 단지의 경우 서울, 수도권 입지 좋은 곳이라면 대형 시공사가 들어가고 수요가 생길 여력이 있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경우 힘들다"며 "이미 지방에서 중견 건설사들이 시작했다가 멈춘 사업장의 경우라면 시공사를 찾기도 어렵고 준공일정도 늦어지며 수요가 생기기 어려워 가격이 계속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