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장제원 이어 安도 '공부모임' 출범...차기 당권 예고?
2022-07-07 17:46
안 의원, '친윤계' 의원과 적극 교류...세력확보 노력
최근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이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띄우고 '친윤계(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미래혁신포럼'을 주최한 데 이어 세 번째다. 해당 의원들은 '순수한 공부모임'이라고 설명하지만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세력확보'라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안 의원, '친윤계' 의원과 적극 교류...세력확보?
7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어 20일 '과학기술 패권시대의 경쟁 전략', 26일 '반복되는 팬데믹 시대의 과학적 방역과 백신 주권', 8월 9일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 등 총 4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토론회 좌장은 안 의원이 직접 맡아서 진행한다.
토론회 발제와 토론은 유웅환 전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 등 인수위에서 함께 일했던 윤석열 정부의 당정 인사들이 함께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이미 공부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앞서 김기현 의원은 '혁신24 새로운 미래', 장제원 의원은 '미래혁신포럼' 등 공부모임을 출범했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차기 전당대회 몸풀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3지대에서 활동해온 만큼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안 의원이 공부모임을 통해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점을 넓히고 우호 세력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지난달 7일 국회 출근 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백서를 전달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고, 국회 출근 후에는 사전 공지한 '백브리핑'을 통해 자신이 윤석열 정부 출범에 일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출근길에서는 '빨간 넥타이'를 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심' 구애 행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예정에 없던 깜짝 축사를 했다. 그동안 '민들레'와 '새미래' 등 국민의힘 의원 모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적극적인 행보였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날 28일에는 수도권 당협위원장 모임 '이오회'에 참석해 당내 인사들과 교류했다. 이오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축인 모임으로, 매달 25일 모이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이날 모임에는 오 시장 외에도 김기현·윤상현·송언석·박성중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행사에서 차기 당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내용의 이른바 '받글'(받은글)이 유포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안 의원이 모임에서 당권도전을 시사하며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출신인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려고 하는데 국민의힘에서는 대선주자인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전혀 사실무근의 조작글"이라며 "어제 모임은 지방선거를 승리한 서로를 격려하고 덕담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세력이 자신의 불순한 목적과 의도를 담은 음해의 글로 허위사실에 대한 유포시에는 관련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 의원이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징계 심의를 하루 앞두고 토론회 개최를 알렸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인다. 안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에 대비해 차기 주자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윤리위에서 징계가 나올 경우 이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심의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안 의원이 공부 모임을 띄운 것은 차기 당대표를 노리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안 의원과 이 대표의 관계는 정치권에서 유명한 '앙숙'이다. 안 의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이 대표와 국민의당 최고위원 추천 건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안 의원은 "간장(간+안철수, 장제원) 한 사발 할 거 같다"는 이 대표의 저격 글을 두고 "(이 대표) 속이 타나 보죠"라고 응수하며 "이 대표가 나름대로 선거 패배에 대한 상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한 방송에서 '이 대표와 왜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나'라는 질문에 "첫 인연은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때 서로 경쟁한 적 있다. 저는 3번을, 이 대표는 1번을 달고 제가 20%포인트 이상 이겼다. 그게 시작"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다음 날 "안 대표가 2016년을 사시나 보다. 그런 거 평생 즐기시라"고 반격했다.
두 사람은 2016년 4월 총선 때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맞붙었다. 당시 안 의원은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52.33% 득표율로 당선됐다.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 이 대표는 득표율 31.32%를 기록, 2위로 낙선했다.
안 의원은 7일 '친이준석계'로 알려진 박민영 대변인과도 설전을 벌였다. 안 의원은 '안 의원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박 대변인의 주장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여당 대변인으로서 당의 신뢰도와 이미지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박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라면 사과드린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지 분명하게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았겠다는 작은 바람도 전한다"며 "만약 제 판단이 맞다면 대통령께서 박순애 장관 임명으로 고초를 겪고 계신 가운데 안 의원만 슬쩍 발을 빼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