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서해공무원·탈북민 북송' 박지원·서훈 수사 착수

2022-07-07 13:38
박지원 "국정원은 첩보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왼쪽), 서훈 전 국정원장(오른쪽)[사진=연합뉴스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이 전직 국정원장들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국정원이 전날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죄) 등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 관련된 사건을 각각 공공수사 1·3부에 각각 배당했다. 대검은 고발이 들어온 날 서울중앙지검에 바로 이첩했다. 

국정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박 전 원장을 관련 첩보 무단 삭제 혐의로, 서 전 원장은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합동조사를 강제로 종료시킨 혐의로 각각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죄)와 공용전자기록 손상, 서 전 원장도 국정원법 위반과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등을 적용했다. 

국정원은 지난달 1급 간부 27명을 대기 발령을 냈고, 고강도 내부 감찰을 벌이고 있다. 국정원은 자체 감찰을 통해 박·서 전 원장의 혐의에 대해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 배당으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된 사건을 추가로 수사하게 됐다. 해당 수사 부서는 앞서 고발인 조사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다른 사건이 추가로 접수되면서 검찰이 따로 특별수사팀을 꾸릴 가능성도 다시 제기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공무원이었던 고(故) 이대준씨가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해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돼 북한군에게 사살 후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다. '탈북 어민 북송 사건'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으로 다시 추방한 사건을 말한다. 

통상 탈북민 합동 조사는 보름 또는 1개월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당시 북한이 공식적으로 선원 송환을 요구하기도 전에 문재인 정부가 먼저 인계하겠다고 알리고 이틀 만에 북송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그간 법조계는 당시 강제 북송이 무죄 추정의 원칙 등 헌법과 실정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체적 진실 규명을 요구해 왔다.  

한편 박지원 전 원장은 국정원 고발이 보도된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첩보는 국정원이 공유하는 것이지, 생산하지 않는다"며 "국정원이 받은 첩보를 삭제한다고 원 생산처 첩보가 삭제되는 바보 같은 짓을 할 원장도 직원도 아니다"고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