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속 주당 1000위안 눈앞...상반기 中 A주 왕 '허마이구펀'
2022-07-06 15:00
中 독보적 태양광 인버터 제조업체
악재로 힘 못쓰는 마오타이와 대조적
글로벌 1위 美 엔페이즈와 기술 버금
시총은 3분의 1 수준으로 갈길 멀어
악재로 힘 못쓰는 마오타이와 대조적
글로벌 1위 美 엔페이즈와 기술 버금
시총은 3분의 1 수준으로 갈길 멀어
하지만 허마이구펀의 거침없는 주가 상승세를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다시 '마오타이의 저주'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한다.
◆올 상반기 A주 주식왕 '허마이구펀'···中증시 고전 속 '선방'
5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주 주식왕은 허마이구펀으로 꼽혔다. 허마이구펀 주가는 올해 1~6월 6개월간 79.75% 급등했고 시가총액(시총)은 반년 만에 207억 위안(약 4조원)이나 훌쩍 뛴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들어서도 주가에 상승 드라이브가 걸렸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중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허마이구펀 주가는 지난 4일 7.30% 상승한 데 이어 5일에도 2% 가까이 오르며 주당 1000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5일 기준 허마이구펀 주가는 973.05위안이며, 시총은 544억91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허마이구펀 주가가 주당 1000위안 고지를 넘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주가는 최근 석 달 만에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허마이구펀은 A주 사상 최고 공모가에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허마이구펀은 중국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스타트업 기업 전용 증시인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상장 첫날 공모가(557.8위안) 대비 29.98% 급등한 725.01위안에 장을 마감했다.
◆허마이구펀, 여전히 엔페이즈보다 경쟁력 약해
2012년 9월 저장성 항저우에 둥지를 튼 허마이구펀은 중국 태양광 인버터와 전력변환 장비 등을 주력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는 기업으로, 중국에선 독보적인 1위다. 하지만 외국 기업과 비교하면 경쟁력은 약하다. 허마이구펀이 세계 태양광 인버터 부문 1위인 미국 마이크로 인버터 제조사 엔페이즈(Enphase)에 버금가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엔페이즈와 비교하면 여러 부문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 양사는 규모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5일 기준 엔페이즈 시가총액은 264억 달러(약 34조5180억원)인데, 허마이구펀 시총은 544억9100만 위안(약 10조6306억원)으로, 3배나 차이 난다.
이 같은 규모 차이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은 허마이구펀이 더 높다. 지난해 순익으로 계산해보면 PER는 270배에 달한다. 최근 4개 분기 순익 총합으로 계산해도 12개월 후행(TTM) PER는 211배나 된다. 반면 엔페이즈는 159배다. 그만큼 허마이구펀이 동종 업계에서 고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허마이구펀이 전 세계적으로 기술과 제품 우위에 있는 데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신에너지와 태양광 부문을 두루 아우르며 향후 발전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 태양광 산업 호황에 힘입어 허마이구펀이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최근 실적도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허마이구펀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53% 급증한 2억2900만 위안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8724만8300위안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75.23% 증가했다.
가파른 성장세에 중국 투자 기관들은 허마이구펀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중국 증권 매체 증권지성 등에 따르면 최근 7개 투자 기관이 허마이구펀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했고 2곳은 '비중 확대'로 올려 잡았다. 이들의 평균 주가 목표치는 1000위안으로 집계됐다.
◆'마오타이의 저주' 수면 위로
이 같은 흐름대로라면 곧 허마이구펀이 마오타이를 위협할 만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마오타이의 저주'가 재현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오타이의 저주란 마오타이 주가를 뛰어넘은 종목이 생기면 그 종목은 물론 전체 증시가 폭락한다는 가설이다. 한 주당 1000위안에 달하는 종목의 등장은 증시에 거품이 생겼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주가가 1000위안을 단기간에 돌파한 기업들은 작은 리스크에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그동안 마오타이 주가를 뛰어넘거나 바짝 뒤쫓았다가 결국 주가가 다시 고꾸라진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중국 의료미용주 아이메이커(愛美客)와 중국 로봇청소기 전문업체 스터우커지(石頭科技·로보락)다.
2020년 8월 상장한 아이메이커는 주름 개선 효능이 있는 히알루론산 필러를 제조하는 업계 선두 기업으로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중국 미용업계 기술력 성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의료미용 산업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가는 미끄러졌다. 2021년 2월 1000위안대였던 주가는 5일 기준 590.96위안에 장을 마감했다.
스터우커지도 마찬가지다. 2020년 2월 상장한 스터우커지는 상장 10개월 만에 장중 주가 1000위안 고지를 밟고 난 후 상승 행진을 이어갔지만 이듬해 8월부터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렸다. 대주주와 기관들이 대거 빠져나간 데다 신흥 기업 등장에 시장점유율이 축소되면서다. 스터우커지 주가도 5일 전 거래일보다 1.51% 하락한 607.40위안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