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DSR 규제에 2030 영끌 끝났다?...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 40%↓

2022-07-05 16:27

서울 한 은행에 내걸린 대출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1년 반 만에 40% 이하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과 정부의 대출 관련 규제 여파다. 

5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917건을 기록했다. 이 중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38.7%(3063건)를 차지했다. 

최근 매수심리 악화로 주택 매매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을 감안한다면 올해 상반기 해당 비중은 40%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1년 반 만에 40%를 하회하는 것이다. 2020년 상반기 당시 34.6%였던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2020년 하반기에 40.2%를 기록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반기(41.4%)와 하반기(42.0%) 내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부동산시장 과열 분위기와 집값 상승에 불안감을 느낀 젊은 층이 '영끌(대출을 최대한으로 받아 아파트 구매)'과 같은 '패닉바잉(공황구매)'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는 월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1월과 5월 당시 각각 44.7%와 42.12%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1월과 2월에는 각각 37.5%와 36.0%를 기록했다. 다만 대선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졌던 3월과 4월에는 각각 40.7%, 42.3%로 소폭 상승했으나 5월에는 다시 37.4%로 내려왔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5월까지 평균 29.0%로 나타나 2020년 상반기(27.1%) 이후 처음 30% 미만(반기 기준)으로 주저앉았다. 

정부는 2030세대의 주택 수요 위축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높여주기로 했지만 젊은 층의 주택 구매 수요가 다시 증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가 예정대로 지난 1일부터 전 금융권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3단계를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 한도가 대폭 감소하는 것은 물론 규제 적용 대상자도 크게 확대된다. 금융위원회는 DSR 규제 대상자가 올해 1월 267만명에서 7월에는 593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전체 대출 중 77.2%, 전체 차주 중 29.8%를 차지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DSR 3단계로 대출을 더 조인다면 주택 구매 여력은 더욱 고착될 수밖에 없기에 2030세대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수 비중이 높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택업계 시름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격수 피알메이트 대표는 "실제 금리 인상 이후 분양 계약을 포기하는 세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시행사들로서는 중도금 이자 후불제나 중도금 무이자, 잔금 유예 등 분양 조건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