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연매출 5000억"...CJ제일제당, 식품사업 유럽 영토확장

2022-07-05 14:37
독일서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회의' 열어... "No.1 아시안푸드 도약"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J제일제당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에서 최은석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비비고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K-푸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넘버 원(No.1) 아시안푸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유럽의 경우 '한식 불모지'로 인식된 만큼 미국 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제품 위주로 시장 공략에 나서 인지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독일에서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를 열고 유럽 식품사업 매출을 오는 2027년까지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5일 밝혔다. 

또 유럽 내 K-푸드 시장을 넘어 아시안푸드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만두를 비롯해 롤과 딤섬까지 아우르는 ‘만두류(Wrapped Food)’ 카테고리 1등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는 지난 5월 설립한 영국 법인이다. 생산거점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인수한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Mainfrost)와 올해 초 준공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 등을 생산거점으로 삼았다. 베트남 키즈나 공장은 ‘글로벌 생산→글로벌 수출(Global to Global)’ 첫 모델이기도 하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유럽을 빼고는 우리의 글로벌 전략이 완성되지 않는다. 퀀텀점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런던, 파리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비비고 제품을 카트에 담는 소비자들을 보며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다"며 "유럽 현지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1등을 향한 강한 열정과 의지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비비고 만두 등을 필두로 유럽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2021년까지 지난 4년간 연평균 38%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매출액은 4년 만에 4.5배로 성장한 약 600억원으로 예상된다

먼저 CJ제일제당은 현지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유럽인들의 입맛 잡기에 나선다. 유럽인이 친숙한 닭고기를 활용한 만두와 미국에서 검증된 제품 등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건강을 추구하는 채식 인구 등을 겨냥한 100% 식물성(Plant-based) 비비고 만두 신제품을 올 3분기에 출시하고 가공밥 K-소스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활용한 레디밀 시장 진입도 추진한다. 

아울러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현지 소비자와 접점이 많은 다양한 플랫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비비고 제품을 제공하고 소비 트렌드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해 신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한식 치킨, 가공밥 등 대중성을 갖춘 글로벌 전략 제품(GSP)의 유통 채널 입점을 추진한다. 

아시안푸드 사업도 적극 확대한다. 유럽인들에게 스프링롤이나 에그롤 등 동남아식 롤은 한국식 만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CJ제일제당은 이미 보유 중인 만두 노하우와 미국 슈완스, 베트남 까우제 인수로 축적된 ‘동남아식 롤’의 역량을 활용해 유럽 시장에 차별적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밥과 면류의 제품 라인업을 확충해 유럽에서 ‘K-푸드’를 포괄하는 ‘아시안 푸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필요할 경우 유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현지 식품업체 인수합병(M&A)도 검토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은 K-푸드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아시안 푸드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회 요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