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술 확 깨는 영수증…"93만원이 186만원 됐다"

2022-07-05 11:31
삼겹살 회식 후 영수증 받아보니 가격 2배 뻥튀기
"상습범 같다"…같은 피해 본 사람 또 있단 글 등장
자영업자들, 식당 불신으로 이어져 회식 줄까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이 법인카드 결제 고객을 상대로 가격을 두 배 이상 부풀렸단 주장이 나왔다. 법인카드 결제 시 금액을 잘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려 식당 측이 덤터기를 씌웠다는 것. 논란이 커지자 해당 고깃집 본사는 계산 착오로 인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같은 고깃집 다른 지점에서도 20만원 이상 더 청구된 적이 있단 주장이 등장해 누리꾼들은 이런 실수가 처음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93만원이어야 할 회식비가 186만원으로  뻥튀기돼 있었단 글이 올라왔다. 회계법인 삼정KPMG에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고깃집 프랜차이즈명을 적은 뒤 "절대 가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21명이 삼겹살 회식을 한 영수증에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 찍혀있어 문제제기를 했더니 식당 측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했다는 것.

글쓴이는 "21명이 먹었는데 186만원이 나와 이건 아니다 싶어 세부내역을 요청하니 시키지도 않은 품목이 있었다. 특히 고기를 74인분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먹은 게 절대 아니라고 했더니 (식당 직원이) 횡설수설 변명하다 다른 테이블 품목까지 전산 착오로 끌려온 것 같다며 재결제해줬다"고 설명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결제 상세 내용과 취소 내역이 담긴 영수증 사진을 첨부했다. 글쓴이가 밝힌 실제 결제 금액은 93만7000원이었다. 하지만 처음 받았던 영수증엔 186만2000원이 찍혀있었다. 글쓴이는 "회사 비용으로 회식하는 팀이 많다 보니 대놓고 덤터기 씌우는 거 같아 불쾌했다. 또 미안하단 말도 없이 전산 착오라고 한 뒤 다시 계산해주는 게 어이없었다"며 계산할 땐 세부내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쓴이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직원도 해당 글을 공유한 뒤 "법인카드는 눈먼 돈이라 제대로 확인 안 할 것 같아 10만~20만원 부풀리는 것"이라며 "그냥 넘어간다 쳐도 두 배는 심한 거 아니냐. 이 가게에서 같은 경험한 사람들이 또 있다. 상습범 같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자 해당 고깃집 본사 측은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본사 측이 대표이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는 "결제 시스템과 자체 예약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아 매일 오후 5시 전에 관리자가 일일이 예약 테이블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때 해당 고객과 다른 단체 고객 예약이 하나의 단체석으로 지정돼 합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해당 식당의 다른 직영점에서도 20만원을 더 청구해 피해를 봤단 글이 등장해 이런 실수가 처음은 아닐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한 누리꾼은 "같은 고깃집인데 강남 직영점에서도 8명이 먹은 뒤 50만원이 나왔단 후기가 있었다"며 "가게는 기어코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직접 재방문하자 역시나 중복 결제였다. 30만원을 50만원으로 사기 쳤다"고 말했다.

한편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번 논란이 식당 업주를 불신하게 만드는 건 아닐지 우려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식당 업주는 "직장인 회식이 늘어나는 시기에 이같은 논란이 일어나 유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매출이 조금씩 느는 와중에 고깃집 인식이 안 좋아져 전체가 피해를 보는 건 아닐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장사꾼이 저울을 속이면 3대가 망한다. 양심적으로 장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