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누리는 호텔들] "객실도, 뷔페도 예약 힘들어요"

2022-07-05 13:00

인천 한 특급호텔 로비 전경. 입실을 기다리는 투숙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인천 한 특급호텔을 찾은 주부 김수정씨(가명·40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입실(체크인)을 기다리는 인파로 호텔 안이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김수정씨는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여행을 즐기지 못해 큰마음 먹고 호텔을 예약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극성수기'도 아닌데 투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적잖이 놀랐다. 거리두기 등 방역규제가 완화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호텔을 찾는 이들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특급호텔이 여름 성수기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효과에 여름 휴가시즌까지 겹치며 수요가 폭발한 덕이다. 7월 기준 국내 주요 특급호텔은 객실 예약이 평균 90%에 달한다. 인기 식음업장인 '뷔페 레스토랑'의 경우 대부분 예약이 꽉 찼다. 

호텔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상황에서 맞는 첫 여름휴가라 억눌린 수요가 제대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거리두기 해제 후 대면 행사도 크게 늘면서 서울 시내 특급호텔 대부분의 매출이 크게 뛰었다. 객실은 물론 웨딩, 연회, 식음업장에 이르기까지 이용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프레지덴셜 스위트 객실 전경. 이곳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자이언트 펭TV)을 통해 전파를 탔다. [사진=자이언트펭TV 갈무리]

◆숙박비 1000만원에도···'90%' 웃도는 호텔 예약률 

여름 휴가철이 막 시작된 7월, 국내 특급 호텔은 만실행렬이다. 50만~70만원하는 일반 객실은 물론, 100만원대 스위트급 객실도 예약이 힘들 정도다. 특히 야외 수영장을 갖춘 호텔의 경우 거의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했다. 

워커힐 호텔은 7월 첫 주 주중 객실 예약률이 90% 가깝다. 이르게 찾아온 폭염과 함께 워커힐 야외수영장 '리버파크'가 7월 1일 개장한 것이 객실 예약률 증가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워커힐 관계자는 "휴가철이 시작된 만큼 당분간 이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도 7월 객실 점유율은 90%를 웃돈다. 특히 7월 말~8월 초 예약률은 95%에 달한다. 숙박요금을 지난해보다 10%가량 인상했음에도 예약률은 줄지 않는 상황이다. 

박준용 반얀트리 서울 홍보팀장은 "여름을 맞아 수영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며 오아시스 야외 수영장 또는 카바나 이용이 포함된 객실 패키지가 인기"라고 전했다.  

숙박비 1000만원에 달하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과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7월 객실 예약률(주말 기준)도 90%를 넘어섰다. 

인천 중구 영종도에 자리한 파라다이스시티는 7월 주말 기준 80% 객실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스파 씨메르는 올해 들어 입장객 수가 2배 이상 늘었다. 

부산 특급호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수 호텔이 주중·주말 상관없이 객실 예약률 90%를 넘긴 상황이다. 해운대에 자리한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7·8월 객실 예약률도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 전경 [사진=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4인가족 50만원 넘어도···뷔페 '만석 행렬' 

호텔들은 뷔페 레스토랑 특수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1인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용객 발길이 이어지며 빈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신라호텔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는 7월 한 달(주말 기준)이 만석이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호텔 2층에 위치한 뷔페 레스토랑 ‘플레이버즈’의 예약률도 98%를 웃돈다.

조선 팰리스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 역시 7월 주말 예약이 꽉 찼다. 이곳은 1인당 뷔페 이용 금액만 16만5000원(주말 저녁 기준)에 달한다. 

롯데호텔 서울 뷔페 '라세느'와 메이필드 호텔 서울 뷔페 레스토랑 '캐슬테라스'도 90%는 예약이 찬 상태다. 

파라다이스시티 뷔페 레스토랑 '온더플레이트'는 7월 3주까지 뷔페 점심·저녁이 모두 마감됐다. 

워커힐 호텔은 뷔페뿐 아니라 10개 업장 대부분이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흑자 전환 시작···실적 반등 나선 호텔들

호텔로 향하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국내 주요 호텔들의 실적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곳도 있고, 아예 흑자 전환한 호텔도 있다. 호텔업계는 방한 외래객 수가 증가하면 3분기 실적은 더 개선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호텔신라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1135억원, 영업이익은 48% 감소한 241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중 호텔 부문 매출액 1153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늘어난 외부 활동이 업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추세대로라면 금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 호텔 부문인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흑자 전환했다. 올해 2분기 호텔과 카지노, 리테일 등 3개 부문에 걸쳐 총 52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 쇼크가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 265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성장세로, 지난 2020년 12월 개장 이후 분기별 최대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