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한 최형식 담양군수 "담양은 생태도시 인문도시의 모델"

2022-06-30 18:35
16년 군수직 물러나 "자연인으로 돌아가 담양학 연구하고 싶어"

 

30일 최형식 담양군수가 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담양군 ]

“자연인으로 돌아가 휴식하면서 책을 읽고 싶다. 강의 준비를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 민간부문에서 담양학을 연구하고 싶다”
 
30일 퇴임한 최형식 담양군수(66)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
 
27년 동안 정치를 했으니 정치에도 미련이 있을 게다.
 
최 군수는 고향 담양에서 1991년부터 11년 동안 3선 전라남도의원을 지냈고 무소속 후보로 1번, 정당 후보로 3번 당선돼 16년 동안 담양군수로 일했다.

 

최형식 담양군수 퇴임식 [사진=담양군]

그는 이날 담양종합체육관에서 가족과 군민, 공무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석별의 정을 나눴다.
 
“5만 군민의 적극적인 성원에 힘입어 큰 흠이 없이 군정을 마치게 됐다.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재임 시절 고집스럽게 생태도시 정책을 폈고 인문학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는 2002년부터 일관되게 생태도시 정책을 추진했다. 인기 없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기후 온난화와 탄소중립, 인구소멸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였다.

특히 주민소득을 늘리는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미래 먹거리를 마련한 셈이다. 담양의 정체성인 대나무의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확신하며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죽녹원을 일궈냈다.

죽녹원을 조성할 당시 ‘대나무에 미친 사람’, 죽광(竹狂)이란 애칭이 붙을 만큼 전력투구했다.

지금은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죽녹원을 찾고 있고 담양은 인구 유입이 많은 자치단체가 됐다.

난개발을 막아 포근하고 편안한 ‘담양다운’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전국적인 장수마을로 이름난 구곡순담(구례, 곡성, 순창, 담양) 가운데 하나 아닌가. 환경유해시설과 난개발을 막아 담양을 친환경농업과 주거, 교육, 문화예술, 관광산업, 인구유입, 민간투자 유치 등 모든 분야를 살려내는 혁신적 정책모델로 발전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군민 삶의 질이 높은 도농복합도시로 성장한 담양은 ‘살고 싶은 최적의 전원도시’이자 연간 700만 관광시대를 열어가는 ‘여행자의 도시’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군수는 “생태도시 우수사례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초청을 받아 담양군 사례를 발표해 찬사 받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문학과 대안교육을 교육에 접목하는데 힘썼다.

‘담양인문학교육 특구’를 만들었다.
 
평생교육시설 498곳을 활용해 309가지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소년 문화의집과 해동문화예술촌은 조성하고 미래형 대안공립고등학교인 송강고등학교를 유치했다.

인문학과 연계한 예술, 생태, 문화재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사문학과 정자문학 같은 문화유산을 계승하자는 뜻에서다.
 
그 결과 ‘담양인문학교육 특구’는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운영성과 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았다. 담양의 매력, 브랜드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최 군수는 “담양군 전 지역이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고 대나무숲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담양 고유의 정체성과 자연문화 자산을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후임 군수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을까.
 
“생태도시와 관련된 규제를 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규제완화는 소수에게는 이익이 될지언정 다수 군민의 삶의 질과 담양발전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담양은 저층 중심의 전원도시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최 군수는 덧붙인다.
 
“미래사회는 4차 산업으로 경제적인 풍요를 누릴지 모르지만 사람은 더 외롭고 지쳐 자연과 함께 치유 받는 지역에서 더욱 살고 싶어 할 것이다. 대안은 생태도시와 인문도시다. 그 모델은 담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