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속되는 남탓 속 與 '동시 선출'...野 '국회의장 단독 검토'

2022-06-27 19:05
野, 당내서도 의장 단독 선출 목소리 나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6월 21일 오후 국회 원구성협상을 위해 본관 운영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이후 한 달 가까이 국회 공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세워 협상의 책임을 떠넘기는 남 탓 공방만 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7일 더불어민주당의 원 구성 관련 제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회의장단과 법제사법위원장을 동시 선출하자고 민주당에 역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의장 단독 선출 카드를 살피고 있다. 향후 정국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악법을 끼워팔기 하고 있다"며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헌법재판소 제소를 취소하는 조건은 수용 불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반환은 국민과의 약속 이행"이라며 "민주당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공식적으로는 처음 제안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진정성이 있다면 우리 제안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겠다며 여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올렸다. 이달 말까지 법사위원장 양보 조건으로 내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도 고려해보겠다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권 원내대표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 상황을 타개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게 확인됐다"며 "야당을 궁지로 모는 것에만 몰두하는 정부·여당을 마냥 기다릴 순 없다"고 밝혔다. 7월에는 임시국회를 열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각오다.

당내에서도 민주당이 의장 단독 선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김경협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이 계속해 원 구성을 회피하고 국회 무력화를 시도한다면, 규정된 절차에 따라 즉시 원 구성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장경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선 의장단이라도 단독으로 선출하고 이후 원 구성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썼다. 전용기 의원 역시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을 무산시키려는 속내는 결국 청문회 패싱이거나 '벼랑 끝 전술'로 야당을 굴복시키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