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격화...이번엔 한국 나토회의 참석 문제 놓고 충돌

2022-06-24 09:2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양국 간 문제에서 대만, 우크라이나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한국 등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충돌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한국의 참여를 반대한다는 질문에 대해 "중국은 한국이 무슨 회의에 참여할지에 관한 거부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회의는 아시아판 나토에 관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나토는 대서양 연안 국가 간 안보 동맹이라면서 "우리는 한국이 참여하는 데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참여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간 글로벌 안보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둘 중 하나이거나 둘로 나뉜 것이 아니라며 "(우리가) 유럽에서 보듯이 영토와 주권에 대한 같은 종류의 공격이 인도·태평양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어느 나라보다 이를 잘 아는 한국이 그 회의에 참여할 것이라는 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회의가 태평양에서 나토와 유사한 것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는 한국, 일본 등 나토 비회원국의 참여 사실을 소개한 뒤 이는 유럽이든 인도·태평양이든 미국과 동맹이 주권과 영토 보전의 원칙을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중국 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23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나토 참석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은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줄곧 세계 평화와 안정은 물론 국제 질서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앞으로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길을 확고부동하게 걸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나토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갈등을 선동하는 것을 그만두고, 중국에 대한 허위 정보 유포와 도발적인 언행을 하는 것도 중단하며 신냉전 발발을 도모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이미 유럽을 어지럽혔는데 다시 아시아·태평양,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지 말라고 일갈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아태지역 국가 간 협력 모색에 고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국이 지난달 나토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 정식 가입한 데 대해서는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역내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나토 회원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국가의 정상도 참석하기로 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