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팬데믹 시대에 주목받던 로봇, 엔데믹에도 대세로 떠오른 이유

2022-06-21 06:00
지성원 비트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지성원 비트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코로나19는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최적화된 메타버스, 게임, OTT, 배달 앱 등의 기업 가치는 치솟았다. 반면 대면 중심 서비스들은 위기를 겪으며 어려워진 살림과 전염병 공포 속에 수많은 상점 직원들이 일터를 떠났다. 그 자리는 로봇들이 채워나갔다. 로봇 시대로 가는 여정은 이미 예견된 길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은 그 속도를 크게 높였다. 

특히 이전에는 공장이나 건설 현장 등 주로 산업 현장에서 일하던 로봇들이 카페, 식당, 편의점, 병원, 골프장, 호텔 등에 속속 등장했고 확산 속도 역시 빨랐다. 방역 로봇부터 로봇 바리스타, 서빙 로봇, 가이드 로봇, 골프장 로봇 등이 이제 제법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든 지금 또다시 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로 수혜를 누리던 업종들은 성장이 주춤한 반면 대면 기반 산업에는 다시 화색이 돌고 있다. 테마파크나 리조트 등 여가 시설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 공항과 호텔이 다시 붐비고 있다. 배달 음식 주문 대신 식당을 찾는 손님이 늘면서 외식업 매출도 덩달아 급증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가지 눈여겨볼 만한 현상은 팬데믹 특수를 누렸던 업종들 중 엔데믹 전환 후 꺾이기는커녕 더욱 대세로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는 점이다. 바로 로봇, 그중에서도 서비스 로봇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서비스 로봇 확산 속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로봇의 유용성과 효율성을 맛보게 된 것을 계기로 엔데믹 시대에도 로봇 도입은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 분야에서 희소식들이 자주 들린다. 식당들은 서빙 로봇을 속속 도입하고 있으며 가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문화시설이나 호텔도 늘어간다. 골프장 캐디 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배달 등 용도를 위한 자율주행 실증사업이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서빙, 배달, 순찰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들에 대한 투자 유치 성공 소식들이 들려온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식음료 로봇 중 하나인 '로봇 바리스타'도 요즘 성과가 좋다. 실제로 필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다날의 푸드테크 자회사 비트코퍼레이션의 로봇카페 비트는 올해 들어 커피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로봇카페 비트 전국 매장의 전년 대비 평균 성장률은 61%로 같은 기간 국내 외식업 전반의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후 올 4~5월에도 전국 로봇카페 비트 매장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63%를 기록하며 1분기 매출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특히 테마파크나 리조트 등 주요 여가시설은 2~3배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희소식들은 엔데믹 시대에도 로봇 매장들의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무인 매장으로 운영되는 로봇카페는 24시간 지치지 않는 로봇 바리스타가 안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 로봇 바리스타가 급증한 주간 주문뿐 아니라 야간 주문까지 놓치지 않고 매출 증가로 연결시켜 구인난 걱정 없이 엔데믹 효과를 최대치로 누릴 수 있었다.

유인 매장 가운데서도 엔데믹 수혜를 많이 보고 있는 곳은 안마의자 체험 카페 등 ‘체험형’ 매장들이다. 그런데 로봇 매장은 상근 인력 없이도 방문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줄 수 있다.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얼굴 표정을 표현하거나 동작, 음성 등으로 휴먼 터치 감성을 살리며 귀엽고 친근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가령 로봇이 미소와 함께 커피를 건네주는 체험을 24시간 무인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들은 엔데믹 시대에도 여전히 일꾼들이 돌아오지 않아 구인난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들에게도 매력적이다. 또한 기업 카페테리아, 철도역, 공항 등도 인력 관리상 어려움을 덜 수 있다. 낮에 비해 위험이 큰 야간 순찰이나 야간 영업 등에도 서비스 로봇들은 어떠한 감정 기복 없이 한결같이, 심지어 비용 효율적으로 임무를 완수한다. 이러한 매력들로 인해 팬데믹 시기에 주목을 받았던 서비스 로봇들은 엔데믹 시기에도 여전히 더욱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도 2030년 서비스 로봇 시장은 8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도 전 세계 로봇 관련 시장 규모가 2019년 310억 달러에서 2024년 1220억 달러로 4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는 동안 우리에게 훅 다가온 서비스 로봇들이 이제 막 진입한 엔데믹 시대에 산업과 일상의 혁신을 이끄는 대세로서 어떤 화려한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