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르는 외교전] 한·일 정상회담부터 G2 정상회담까지…더 복잡해진 외교함수
2022-06-14 18:46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전략에서 미국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일본과 관계를 비롯해 미국·중국 간 소통까지 신경 써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한·미·일 3국 간 공조 강화가 기대되지만 한·일 간 과거사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고, 주요 2개국(G2)인 미·중 간 신경전은 어떤 변수를 낳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동했다.
워싱턴DC에서 만난 양국 장관은 북한 핵실험이 임박한 상황에서 양국 간 공조 강화를 다짐하고, 단호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1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포럼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날 외교장관 회담까지 북한에 대해 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됐다.
박 장관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한·미 간 외교·안보, 나아가 경제 분야 공조까지 후속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하는 사이 외교가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최고위급 외교·안보 책사가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소통 의지를 보이면서 미·중 간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은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했다. 통신은 "양측은 공동 관심사에 대해 건설적으로 소통하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통제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여전히 평행선이다.
전문가들은 실용·가치 외교를 표방하는 윤 정부가 이미 얽혀 있는 실타래를 어떻게 잘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핵이 남한을 향해 있는 상황에서 대북 확장 억제를 위해선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문재인 정부가 미룬 한·일 관계 개선은 요원한 것이 사실"이라며 "더 복잡해지지 않게 차분히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