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S공포] '자이언트스텝'에 짓밟힌 증시… 2500 붕괴 가능성

2022-06-13 16:45
FOMC 이전까지 코스피 추가 하락 공포감
주당순이익 상승에도 매도… 바닥론 힘빠져

 

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충격 등의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지난달 12일 기록한 기존 연저점(2546.80)을 뚫은 데 이어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13일(2493.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전 세계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미국 증시가 급락을 이어간 가운데 코스피 지수도 3% 넘게 밀렸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기준금리 인상에도 물가상승률은 41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반면, 경기둔화 시그널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S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 중인 반면 지나친 우려감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미 코스피 지수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어 추가하락보다는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CPI 충격에 글로벌 증시 패닉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6%가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3%를 넘어선 것으로 41년 이래 최고치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다.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심리 또한 급격히 얼어붙었다.
 
실제 CPI가 발표된 당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3% 하락한 3만1392.79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91%, 3.52% 급락한 3900.86포인트, 1만1340.0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13일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을 기록하며 2500선 붕괴를 눈앞에 뒀다. 원·달러 환율도 전장 대비 15.1원(1.19%) 급등한 1284원으로 장을 마치며 외국인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의 니케이225와 홍콩항셍지수는 3% 이상 밀렸고, 상하이종합지수도 1.5% 가까이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더 강한 금리 인상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며 “달러인덱스 또한 104를 넘어서며 원화 급락에 따른 외국인 매물이 확대되며 코스피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2500도 안심하기 어렵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4~15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지난주 발표된 CPI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연준의 행보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는 경계심리 확대로 이어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75bp 인상이 지배적인 컨센서스로 형성되지는 않았다”면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만큼 6월 FOMC 회의까지 시장참여자들 간 자이언트스텝과 빅스텝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7월 말 예정된 FOMC에선 긴축 기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새로 생길 수 있다”며 “시장은 6월 FOMC 기자회견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기다리면서 웅크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 시장도 미국 물가 영향을 받아 약세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FOMC 전까지 2500선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스피는 확정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인 2520포인트마저 하향 이탈했다”면서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와 얇아진 수급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선물을 대량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친 우려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봐야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오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오히려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KOREA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은 이날 조정으로 8.4배 정도까지 내려왔다”면서 “팬데믹 쇼크가 발발했던 2020년 3월 당시가 8.7배였음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조정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의 금리는 1% 미만인 반면, 지금은 3%를 웃돌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 발표되는 미국과 중국의 실물 경제지표 및 FOMC 결과에 따라 반등을 할지, 또는 추가적인 하락을 보일지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반등을 모색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500포인트 붕괴 위험을 경고한 이경민 연구원은 이익전망이 상향 조정된 만큼 매도세에 동조하기보다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5월 말 272에서 6월 10일 기준 275로 상승하는 등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레벨다운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코스피 2500선과 12개월 선행 PER 9배 수준인 2470선에서의 지지력 확보 여부, 6월 FOMC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수대에서 매도실익은 없다”면서 “극도의 공포심리에 동조하기보다는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