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조직 개편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중요범죄 단서를 발견한 일선 검찰청의 모든 형사부가 곧장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분장 사무를 고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번 조직 개편안이 문재인 정부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영향을 약화시키고 윤석열 정부의 '검찰 정상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검찰 조직 개편 계획안을 담은 공문을 전국 검찰청에 보내고 의견을 요청했다. 

중요범죄 단서를 발견한 일선 검찰청의 모든 형사부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분장 사무를 고친다는 계획이다.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일부 조항도 삭제하고, 지난 몇 년 새 '형사부'로 이름이 바뀐 과거 전문부서의 기능과 부서명을 복원한다. 

최근 3년 동안 48개였던 일선 검찰청의 직접수사·전문부서 가운데 33개가 일반 형사부나 공판부로 전환됐다. 지난해 검찰청법은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6대 범죄(부패·경제·선거·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로 줄였다. 형사부는 기본적으로 경찰 송치사건을 처리하는 곳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는 전 정부의 '검찰개혁' 때문에 민생 범죄나 긴급 현안에 검찰이 정상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됐다고 판단한다. 이런 이유에서 법무부 행보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조계는 '검수완박'을 앞둔 시점에 법무부 조직 개편이 국회를 통한 현행법 수정 없이 검찰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윤 정부가 검찰과 관련한 대통령령 개정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을 손질한다는 얘기다.  

오는 9월 10일 시행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라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는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줄어든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수사개시 규정에 따라 △4급 이상 공직자 △3000만원 이상 뇌물 사건 △5억원 이상 사기·횡령·배임 △5000만원 이상 알선수재·배임수증재·정치자금범죄 등 일정 규모를 넘는 범죄만 수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개시 규정을 부패범죄 11개, 경제범죄 17개로 좁혀둔 범위에서 범죄 액수 등 일부 제한을 수정하면, 법 개정 없이도 검찰 수사 가능 영역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자칫하다 정치권을 자극하는 모양새가 될까 법무부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입법 취지는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해 대통령령·법무부령 등 행정부 규정을 만드는 것이 법무부 장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