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자기기 충전포트 'USB-C' 통일 합의…아이폰도 전환 불가피

2022-06-08 15:37
소비자 편리하게 만들고 낭비 줄이겠다는 취지
애플은 이번 합의 관련 입장 피하는 상황

 

지난 7일(현지시간) 유럽의회는 2024년 가을까지 휴대기기에 표준형 USB-C 충전포트를 의무화하는 협정에 합의했다. 사진은 USB-C 충전포트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아이폰에 독자적인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고집하던 애플도 USB-C 충전 포트를 사용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7일(이하 현지시간)  2024년 가을까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기기에 표준형 USB-C 충전 포트를 의무화하는 협정을 합의했다. EU 지역에서 휴대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는 2024년 가을 이후 의무적으로 USB-C 충전 포트를 사용해야 한다.

유럽의회는 이날 양측 협상단이 이같이 특정 전기 기기에 대한 단일 충전 솔루션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무선 기기 지침' 개정안에 임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 규정에 의해 2024년 가을 이후 소비자들이 새로운 전자기기를 구매할 때 다른 충전 기기나 케이블을 살 필요가 없다. 

해당 개정안은 소비자의 낭비를 줄이고 편의를 늘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럽 위원회에 따르면 충전기 표준화를 통해 유럽은 매년 약 2억5000만유로(2억67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또 매년 1만1000톤의 쓰레기가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럽의회는 이번 개정안이 유럽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며 전자 폐기물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위원회 내부 시장 위원은 "충전기 통일은 전자기기에 대한 상식으로 유럽 소비자들은 앞으로 모든 휴대용 전자기기에 동일한 충전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는 소비자를 편리하게 하고 낭비를 줄일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은 아이폰에 독자적인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사용하는 애플이다. 애플은 맥북에어 등 일부 제품에는 USB-C 타입의 충전 포트를 쓰지만 아이폰에는 여전히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폰의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모두 USB-C로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USB-C 충전 포트 의무화 제안에 "충전 포트 통일을 강제는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USB-C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어떤 규제도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애플 대변인은 "애플이 아직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번 합의안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지난달 애플이 이미 USB-C타입 충전 단자를 채택한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이번 법안이 발효되려면 유럽의회와 EU 회원 27개국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한다. 개정안 시행 전 시장에 나온 제품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PC와 달리 노트북은 USB-C타입으로 전환할 추가 시간을 준다. EU는 법안이 발효된 후 40개월 뒤인 2026년부터 노트북 제조업체에도 해당 법을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