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상에 뿔난 상인들, 베트남 최대 의류도매시장 폐쇄 위기

2022-06-10 14:28
시장관리업체, 임대료 상승 예고…점포 150곳 중 134곳 운영중단 신청

베트남의 동대문시장으로 불리는 최대 의류도매시장 다이꽝민(Dai Quang Minh) 영업이 중단될 저치에 놓였다. 시장관리업체인 사트라세코(Satraseco)가 임대료를 최대 2배 인상한다고 예고하자 입점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아예 문을 닫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다이꽝민 시장 내 150개 도매 의류 공급업체 중 138개 점포가 사트라세코에 항의하여 관할 지구에 운영 중단을 신청했다.

앞서 사트라세코는 올해 말부터 점포당 임대료를 50~130% 인상할 것이라며 우선 공급업체는 3개월 보증금을 내도록 하고 이러한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한 판매점을 회수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팜데한 사트라세코 회장은 “임대료 급등을 피하기 위해 올해 마지막 6개월과 내년 첫 6개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임대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회사가 점포 위치와 전망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장의 임대료는 다른 시장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인상은 적합하다”며 “오히려 자사는 증가된 수익을 시장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공급업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상인들 반응은 차갑다. 32년 동안 이 시장에서 점포를 열고 있다는 흐엉 씨는 지난 세월 동안 임대료가 이렇게 높게 인상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덮친 2년 동안 폐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임대료를 지불했다”며 “몇 년에 한 번씩 인상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높은 임대료를 견딜 수 없다”고 상황을 토로했다.

또 다른 입점 업체 대표인 탄 씨는 “30년 이상 시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면서 이미 수십 년 전에 자신과 다른 많은 입점 업체가 금으로 건물 건설에 기여했기 때문에 운영자가 임대료를 인상하기 전에 공급업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 씨에 따르면 상인들은 1990년대 초에 일부가 4㎡짜리 점포를 가질 수 있도록 10온스(283.5g) 이상 금을 기부했으며, 2005년에는 시장 인프라 개선을 위해 각각 1억동(약 541만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일부에서는 이참에 고질적인 인프라 부족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 내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투이 씨는 현재 시장 내 150개 점포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하나뿐이고 비가 오면 누수가 되는 등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꽝민 시장 소재지인 호찌민시 5군 14지구 사무소는 양 당사자를 관련 회의에 불러 중재에 나섰다.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관할 사무소는 입점 업체들이 코로나19 영향에서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 인상을 내년 초로 미룰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사트라세코 측은 이를 받아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탄토이 14지구 사무소장은 “지난 3월부터 세 차례 이상 양측 간 만남을 주선했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며 “이 사건은 각 관리업체와 임대점포 간 민사 계약이기 때문에 관할 사무소도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호찌민시 5군에 위치한 다이꽝민(Dai Quang Minh) 의류도매시장 입구의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