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도 가세 '경제안보' 빨간불...尹 "반도체가 안보 자산"

2022-06-07 19:03
윤석열 7일 국무회의서 "반도체 산업, 지원책 마련해야"​

국외로 유출된 산업 기술 3건 중 1건이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을 비롯한 국가 핵심 기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반도체는 전체 수출액에서 20%를 차지하는 주요 품목으로 통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은 '국가 안보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지원책 마련을 당부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적발된 산업기술 국외 유출 사건은 모두 99건이며 이 중 34건은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 핵심 기술이다.

기술 유출 주요 분야는 반도체,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 한국 주요 산업들이었다. 피해 집단별로는 중소기업(59건)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대기업(32건), 대학·연구소(8건) 순이었다.

기술 탈취 세력은 주로 보안시스템이 잘 구축된 대기업보다는 핵심 협력업체를 공략해 기술을 빼내거나 중소기업의 취약한 보안관리를 악용했다. 또 산학협력·기술컨설팅을 빙자해 기술을 유출하는 등 다양한 우회 수법이 이용되고 있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분위기에 산업기술에 대한 국외 위협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 해커들까지 가세해 국내 기업·기관 원격접속서버 정보를 다크웹에 유포하는 등 해킹을 통한 기밀 절취, 랜섬웨어 공격 등이 감행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해 반도체는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며 인재 양성과 관련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반도체 산업 등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첨단 산업을 더 발굴하고 세계 일류로 키워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는 우리 국가 안보 자산이자 우리 산업의 핵심이고, 전체 수출액에서 20%를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출신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가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이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특정 주제에 대해 강연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윤 대통령은 강연 이후 "반도체는 안보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때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지인 평택공장을 가장 먼저 방문한 건 대한민국을 안보 전략적으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인재를 키워내는 게 핵심"이라며 "교육부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예전에 일하던 방식과 달리 산업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해 다른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첫째)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