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첫 금융당국 수장 3인, 그들은 누구인가
2022-06-07 16:57
정부가 7일 발표한 금융당국 수장 내정자 3인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다. 금리 상승기, 가계부채 관리 이슈, 물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 소상공인·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과 기업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산적해 있는 금융정책 현안에 대한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금융위원장(장관급)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후보자는 전통적인 금융관료(재무부) 출신으로 리스크 관리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위 사무처장 시절이던 2011년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고, 2012~2015년 예금보험공사 사장 시절에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나서 광주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매각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한 명확한 일 처리와 함께 성품이 온화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가장 큰 과제는 소상공인과 가계에 대한 부채 리스크 관리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금융 비용 부담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 데다 오는 9월 코로나 금융 지원 만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대응에도 나서야 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상황에 따른 정책 대응 후유증과 국제정치적 구도 변화에 따른 파급 영향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창의적인 금융정책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임명 제청된 부장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는 1972년생으로 역대 최연소이자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다. 기업·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초임 검사를 지냈고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내정자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 검사 재직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함께한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 막내'로도 유명하다. 실제 그는 2006년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으로 재직하면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의 실무를 맡자 이 후보자가 수사팀에 합류해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측 검수완박 입법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한 이 내정자는 사직 두 달여 만에 금감원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전격 발탁된 배경으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범죄를 면밀히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했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활시킨 만큼 감독당국과 공조해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 등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KDB산업은행 회장에 임명 제청된 강석훈 내정자는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역임한 '정책 브레인'으로 꼽힌다. 19대 총선에서 서울 서초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여의도에서 경제 분야 전문성을 가진 정책통으로 활약했으나 이후 총선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이후 한동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대선에서 정무실장, 당선인 정책특보 등으로 활동하며 윤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다시 재기의 문을 열었다.
강 내정자가 새 정부 신임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하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이전 정부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완료해야 하고 대우조선해양, 쌍용차, KDB생명 등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새 주인 찾기에도 나서야 한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논란에 대한 해법 찾기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