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DSR로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 유지"
2022-06-07 16:27
김 후보자는 이날 금융위원장 후보자 지명 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최근 시장 불안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코로나 상황에 따른 정책 대응 후유증과 국제정치적 구도 변화에 따른 파급영향이 복합되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기본으로 하는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금융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가계부채는 분명히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면서 "필요한 미세 조정은 하겠지만 DSR를 기본으로 하는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은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루나 사태'를 일으킨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선 신중한 견해를 취하면서 업계의 자율 규제를 우선으로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응용돼서 발전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불꽃을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상자산 업계 분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을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1958년생으로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9년 6월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을 맡았다.
Q.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인상, 가상자산 등 대내외적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어깨가 무거울 듯하다.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계신 분야는 어떤 곳이냐.
Q. 가계부채 대응책은.
A. 여러분이 시장이 불안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 좋은 현상이 아니다. 가계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DSR 규제의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현재 경제 상황에 맞게 조금씩 필요한 미세 조정을 해나가야 한다.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느냐에 대한 의견은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DSR는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돈을 빌리라는 것이며, 이에 대한 기본 원칙을 유지하며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은 유지해나갈 것이다.
Q. 최근에 기준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많이 올렸다. 이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A. 어느 수준으로 금리인상을 해야 적정한지는 정답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은행들은 ESG 등 전반적인 사회공동체 속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들 경제적 기조에 의한 인상 요인, 사회환경에 따른 필요성 이런 것들을 적절히 감안해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하길 기대하고 믿는다.
Q.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에 대한 견해는.
A. 추가경정예산으로 시행하는 금융 조치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끝나는 9월 대출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각 금융사도 고객들의 상환 능력이 오는 9월쯤 어떤 상황일지 하나하나 판단하고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런 조치 등을 통해 생각보다 소프트하게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 부채 연착륙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등 상환 능력을 생기게 하는 게 중요하다.
A. 제가 궁극적으로 희망하는 바는 금융회사들이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면 여러분이 방탄소년단, 영화, 드라마 등 여러 요인으로 우리나라 여권을 소지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런 것처럼 금융회사도 세계 속에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핀테크든, 기존 금융사든 관계없이 양쪽에서 모두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오길 희망한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외국 경쟁사가 하는데 우리는 못 하는 것을 찾고, 이유 없이 규제로 인해 막힌 부분을 뚫겠다. 그리고 빅테크는 하는데 기존 금융권에서 타당한 이유 없이 못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 규제는 풀겠다. 하나하나 따져서 필요하다면 금산분리, 전업주의 기본원칙도 일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그것까지도 바꾸겠다.
Q. 역대 정부에서 금융혁신을 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이행된 바 없는데.
A. 우리 경제는 지금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다. 지금은 이미 금융환경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바꿔서 대응하지 않으면 선두는커녕 살아남기 힘들다. 변화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위축되고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경제적 이슈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재정으로 하는 건 한계가 있고 민간 쪽에서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도 정책금융, 시스템 정비해서 효과적으로 해보겠다는 데 대해서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본다.
Q. 가상자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각은.
A. 가상자산은 이야기하기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다. 이렇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양극단으로 나뉘는 이슈는 보지 못했다. 지금 시점에서 무엇이라 한쪽 입장에선 말하기 어렵다. 다만 개인적인 생각은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이슈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서 응용해서 발전될 수 있는 면이 충분하다고 본다. 제가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 '책임 있는 개발'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전 부처에 가상자산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여기에서 나온 단어가 '책임 있는 개발'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가상자산 업계에 계신 분들도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금융 이슈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도 충분히 참여시켜서 책임 있는 개발이 무엇인지 의견을 듣고 자율적인 업계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인 보완에 대한 균형을 맞춰나갈 생각이다.
Q. 또한 최근 불거진 '루나 사태'와 같은 가상자산 이슈가 터졌을 때 금융위원회의 대처 방안은.
A. 루나 사태의 경우 다시 안 터지게 하는 게 가장 좋다.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법·제도를 잘 만들어야 하는데 국회에서 13개 법안을 논의 중이다. 가능한 입법이 빨리 추진돼야 하겠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연말에 법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상자산이 전 세계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제도 공조화가 안 되면 한쪽으로만 겉돌 수 있다. 우리도 준비는 하겠지만 입법화 전까지는 민간업계 자율적으로 어떤 걸 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민간업계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어렵고 부담이 많은 제도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