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중저신용대출 비중 확대 경쟁 '치열'

2022-06-03 08:00

[사진=아주경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대출 경쟁이 서서히 본격화되고 있다. 시중은행 문턱이 높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금융 확대라는 도입 취지에 걸맞게 중저신용대출 목표치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31.4%, 20%, 19.9%로 집계됐다. 3사 가운데 중저신용고객 신용대출 비중을 가장 많이 확보한 곳은 인뱅 막내 격인 토스뱅크다.

지난해 하반기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는 인뱅 처음으로 중·저신용자 고객 비중이 잔액 기준 35%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출범 8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총 331만명으로 확대됐다. 작년 말(124만여명)보다 206만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토스뱅크 측은 "6초에 1명이 토스뱅크의 신규 고객이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고객 5명 중 2명은 40대 이상으로, 이용자층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었다. 40대 고객은 24.2%를, 50대 이상 고객은 18.7%를 차지했다. 

특히 인뱅 본연의 목표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5.2%를 달성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전체 대출 잔액이 늘었음에도, 올 1분기 31.4%보다 2개월 새 3.6%포인트 늘며 타 인터넷은행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는 출범 첫해 토스뱅크가 약속한 비중(34.9%)을 넘긴 것이기도 하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하면서 중저신용 고객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겠다고 고객들과 약속한 바 있다. 8개월간 공급한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만 총 1조4185억원(실행액 기준)에 달했다.


최근 공개된 토스뱅크 실적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총 여신잔액은 2조5900억원, 총 수신잔액은 21조원이었다. 순이자 이익은 1분기 기준 -29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출영업 재개와 함께 지난해 10월 출범 후 3개월간 발생한 약 -113억원(지난해 말 기준)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토스뱅크는 신규 대출이 늘며 대손충당금 234억원을 적립해 건전성을 강화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654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적극 발굴한 결과 중저신용 대출비중이 높음에도 각종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자평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NPL)은 0.04%였으며, 1개월 이상 연체율도 0.04%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16%,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은 2.51%였다. 위험 가중 자산 취급 여부에 따라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측정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7.6%로, 국제결제은행 기준치(8%)를 웃돌았다.

토스뱅크 뒤를 이어 중저신용고객 비중이 높은 곳은 인뱅 '맏형'인 케이뱅크로 파악됐다. 케이뱅크는 1분기 신규 공급한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KCB 820점 이하)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4%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8.4%) 대비 약 25.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 1분기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금액은 전년 동기(1061억원) 대비 약 4배 증가한 4234억원이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고객의 신용대출 규모는 2020년 3251억원에서 지난해 7510억원으로 약 2.3배 증가한 데 이어 올 1분기 2021년 연간 공급액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4234억원을 공급했다. 케이뱅크는 대출금리 측면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상 혜택이 제공됐다고 자평했다. 1분기 케이뱅크에서 신규 공급된 중저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7.09%다. 이는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3월 취급 기준) 연 14.81% 대비 7.7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중저신용 고객에게 대출이 실행된 최저금리는 연 3.41%이며, 신용점수가 270점인 고객도 대출을 받았다.

케이뱅크 측은 "지난 2월 도입한 중저신용, 씬파일러 각각의 고객군별 특성을 반영한 특화 신용평가모형(CSS)을 새로 구축해 적용한 결과 중저신용 고객의 대출 승인율과 대출 한도가 높아지고 실행 금리는 낮아졌다"면서 "이를 통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3월 말 기준 20.2%로 작년 말(16.6%) 대비 3.6%포인트 상승했다. 5월 말 현재까지는 22.7%로 집계됐다.

한편 인뱅 3사 가운데 자산 규모 1위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2020년 말 10.2%이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 올해 4월 말 기준 20.8% 기록 중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 작년 6월부터 매월 약 1%포인트씩 상승, 올 연말 목표인 25%는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 카뱅 측 설명이다.

카뱅 측은 "지난 4월 말까지 중·저신용 고객에게 공급한 무보증 신용대출 규모가 총 4조9717억원"이라며 "2022년 4월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0.8%이며, 잔액은 2조7987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특히 2021년 6월 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 이후 올해 3월까지 최저 2.98%의 금리로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500점대도 최저 3.84%의 금리로 대출을 실행했다는 것이 카뱅 측 설명이다. 금융권별 평균 대출금리를 보면 카드사 15.2%, 캐피털 15%, 저축은행 16.4%, 대부업 23.7%로 3%대인 시중은행의 금리와 차이가 매우 컸다는 분석이다.

또한 카뱅에서 대출을 받아 신용점수가 오른 중·저신용 고객 중 가장 높게 오른 사람은 387점가량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점수가 오른 중·저신용 고객은 평균 64점 상승했다. 오른 신용점수를 바탕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해 가장 금리를 가장 많이 내린 고객은 8.23%포인트 낮췄다고 자평했다.

카뱅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에 대한 변별력 강화를 위해 현재 '대안정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 중"이라며 "카카오 계열사 외에도 교보그룹과 데이터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금융회사를 이용하고 있는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환 신용평가 모형'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