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속도" 중국, 150조원 대출 확대 지시
2022-06-02 13:45
리커창 "금융 인프라 건설 지원 위해 대출 한도 늘려야"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이날 리커창 중국 총리 주재 국무원 회의에서 "금융 인프라 시설 건설 지원을 위해 3개 국가정책은행의 인프라 프로젝트 대상 신용 대출 한도를 8000억 위안(약 149조원)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31일 발표한 '33종 경제지원 패키지 정책'에서 인프라 건설에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데 이어 새로 국가정책은행의 구체적 지원 목표 액수를 제시한 것이다.
증권시보는 "국무원이 이번에 인프라 투자 대출 지원에 할당한 8000억 위안은 지난해 국가개발은행 등 3대 국가정책은행의 위안화 신규 대출 규모 1조6500억 위안(약 308조원)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면서 "거시경제 하방압력이 큰 상황에서 신용 대출 한도를 확대해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것은 안정적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무원이 이번에 국가정책은행에 할당한 8000억 위안은 올해 특수목적채권 한도의 4분의1에 달하는 금액이다. 앞서 국무원은 지난 3월 지방 정부의 인프라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3조4500억 위안으로 설정해 발행을 6월 말까지 마치고 8월 말까지 발행 자금을 모두 소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각 지방 정부는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에다 금융권 대출 등 자금을 보태 특정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대출 액수가 커지면 지방 정부들이 개별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총액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인프라 투자 및 건설은 중국의 전통적인 경기 부양 조치 중 하나다. 경기가 위축될 때마다 대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에 중국 지도부는 연초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프라 투자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지방 정부를 다그쳐왔지만, 봉쇄 장기화에 따른 경제 충격 여파로 인프라 건설도 상당히 위축됐다. 실제 1∼4월 인프라 투자와 민간 설비 투자 등이 반영되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6.8%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 7.0%와 전달 발표된 1∼3월 증가율 9.3%를 모두 밑돈 것이다.
5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완화에 따른 조업 재개, 당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중타이증권은 1~5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7.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인프라 투자 확대보다는 코로나19 추이가 중국 경제를 좌지우지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덴마크 최대 은행 단스케뱅크의 앨런 폰 메흐렌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경기 부양책도 물론 경기가 회복하는 데 중요하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향후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어떻게 하는가에 향후 경제 상황이 변화할 것이다"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