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어디까지... 고공행진 대출금리에 영끌족 '초비상'

2022-05-26 16:09
가계대출 77% 변동금리... 금리인상 직격탄
주담대 금리 연내 7%까지 오를 가능성도
기준금리 0.25%p 오르면 이자 연 16만원↑

#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4)는 2년 전 내 집 마련을 위해 4억5000만원을 빌렸다. 가파르게 오르는 주택 가격을 보고 지금이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위기감이 들어서다. 3억원(연 2.93%)은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1억5000만원은 배우자와 각 7500만원(연 3.38%, 3.30%)씩 신용대출을 받았다. 두 대출 모두 변동금리, 만기일시상환방식 조건이었다. 그러나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2%, 신용대출 금리는 각각 3.97%, 4.07%까지 올랐다.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금리 인상으로 A씨가 부담해야 할 월 이자액은 115만원(연 1380만원)에서 148만2500원(연 1779만원)으로 33만원가량 늘었다. 김 씨는 “올해 금리가 더 뛴다고 하는데, 이자로 내야 할 금액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기준금리를 연내 두 차례 더 인상해 최소 2.25%까지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차주들은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융회사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대출금리도 인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원이며, 변동금리 비중은 77%(잔액 기준)에 달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사진=연합뉴스]


이미 최대 6%대에 달하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3년 만에 7%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지난 6일 기준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020∼6.590%로, 상단이 6%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3.600∼4.978%였던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사이에 하단은 0.23%포인트 올랐고, 상단은 1.612%포인트나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2.259%에서 3.618%로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채 등 채권 금리는 주요국의 긴축 가능성과 물가 상승 전망이 반영돼 최근 가파르게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지표금리인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 또한 지난해 말 연 1.55%에서 지난 4월 연 1.84%로 상승해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는 3.500∼4.720%에서 3.768∼4.940%로 상단이 0.220%포인트 올랐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 기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가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가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000억원 늘어난다고 밝혔다. 차주 1인당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는 288만9600원에서 305만8000원으로 16만1000원 늘어난다. 한은이 올해에만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연내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은 이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금리 인상기인 만큼 본인 소득과 보유 자산에 대해 재점검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집을 보유했을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와 세금, 본인 소득 등을 평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다시 계산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스스로 평가해봐야 한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 등 모든 자산에 대한 가격을 장기적으로 예측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