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욕만 먹지 말자'는 마음으로 찍었다"
2022-05-27 00:01
영화 '범죄도시'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 형사들이 '악당'을 소탕하는 내용을 담은 액션 활극이다. 지난 2017년 개봉 당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극장가 '복병'으로 떠오르며 688만 관객을 매료시켰다. 괴물형사 '마석도'와 악인 '장첸'(윤계상 분)은 온·오프라인 '밈' 문화를 선도했고 당시 무명배우였던 진선규와 김성규를 '충무로 스타'로 끌어냈다.
'범죄도시'는 주연 배우인 마동석을 비롯해 제작진이 쏟아부은 애정의 결과물이다. 당초 기획 단계부터 '시리즈화'를 염두에 둔 '범죄도시'는 서울 가리봉동을 시작으로 베트남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더욱 글로벌하고 강력해진 범죄 소탕을 보여준다. 1편의 조연출로 참여했던 이상용 감독은 2편을 통해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누구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넘치는 만큼 '범죄도시2'는 특유의 액션과 리듬, 그리고 유머를 잃지 않으며 시리즈물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월 18일 개봉해 8일 만에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시국 속 한국 영화의 새 기록을 써나가는 중. 아주경제는 '흥행 열풍'의 중심에 선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와 출연배우 등 비하인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이상용 감독의 인터뷰 일문일답
코로나19 속에서도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인터뷰 당시 기준. 현재는 450만명을 돌파했다.)
- 저도 방금 들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화가 잘되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과 함께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1편의 흥행으로 2편을 맡을 때 부담도 느꼈을 것 같다. 게다가 장편 영화 데뷔작 아닌가.
- 그렇다. 부담감이 컸다. 1편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2편을 맡는 기회가 왔을 때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와 고민이 컸다. '시리즈를 이어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욕만 먹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범죄도시2'는 해외 로케이션도 진행됐는데. 코로나19로 유난히 고생한 작품이다.
- 정말 죽기 살기로 찍었다. 코로나19로 촬영이 멈추기도 했었으니까. 지난 2019년 9월부터 베트남을 여러 번 오가며 촬영 장소도 정하고 현지 배우도 캐스팅했다. 2020년 2월 말부터 베트남에서 촬영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촬영) 일주일 전 코로나19가 터진 거다. 영사관에서 '나가야 한다. 안 나가면 모두 격리'라고 연락이 오더라. 저를 포함한 제작진 모두 부랴부랴 나와야 했다. '까딱하다가는 엎어지겠구나' 싶더라. 다행히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 최소 인원만 꾸려 베트남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배우들은 한국에서 촬영해 배경을 합성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범죄도시'는 시리즈물이지만 이 감독의 데뷔작이다. 연출자로서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을 텐데.
- 제게는 '범죄도시2'를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도였다. 1편과 달리 해외 촬영부터 예산도 2배 가까이 늘어나지 않았나. 이 작품을 맡는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엄청난 도전이었다. 악당(빌런)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나 조연 캐릭터의 등·퇴장에 고민이 많았고 구성을 짜는 것도 새로운 시도 중 하나였다고 본다. 1편과 결이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제대로 표현만 한다면 욕은 안 먹겠다고 생각했다(웃음). 제가 욕심을 냈던 건 '강해상'이 돈을 쫓아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이었다. 그런 부분이 신선했고 잘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범죄도시2'는 시리즈물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작품이었다. 전편과 다음 편의 연결고리들을 잃지 말아야 했는데.
- '범죄도시'의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 세계관을 확장하는 게 중요했다. 1편의 배경인 서울 가리봉동을 넘어 더욱 큰 세계로 확장했고 '마석도'라는 캐릭터가 악당을 소탕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줘야 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편은 1편과 어떤 변별점을 가지고 있을까? 계속해서 고민했고 이런 숙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동석 선배님과 제작진이 모여 가장 오래 논의한 부분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 모두 목적이 확고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엑기스'만 남기고 많은 부분이 전편과 달라질 텐데 배우들과 어떻게 호흡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인물이 나와서 등·퇴장하고 다음 호흡을 이어가느냐를 고민해야 했다. 결국 그건 배우의 힘인데 우리 배우들이 정말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1편은 19세였지만 2편은 15세로 관람등급을 설정했다.
- 촬영할 때는 1편처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염두에 두고 찍었다. 19세 등급을 받을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훨씬 잔인한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집 과정에서 '행위'보다 그 일을 벌이는 배우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었다. 배우의 얼굴이 그 잔인한 행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수정을 많이 거쳤는데 그런 부분에서 등급이 조정된 것 같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중요한 건 '악당(빌런)'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번 '강해상' 캐릭터와 그를 연기한 손석구는 어땠나.
- 손석구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는 '날것'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툭툭 힘들이지 않고 던지는 나이브함이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어느 순간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덤벼드는 모습이 진짜처럼 느껴지더라. 연기 변신하는 데 참 어려웠을 거 같은데 배우 본인의 힘으로 잘 풀어내줬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강해상' 역을 위해 10㎏ 이상 몸을 키웠다고 하더라
- 마동석 배우와 함께 섰을 때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풍채나 분위기에서 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잔인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을 제압하는 모습이 통쾌하게 느껴지려면 '악당'이 강력해야 하지 않겠나.
1편을 통해 무명에 가까웠던 진선규, 김성규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상용 감독이 보는 2편의 '라이징 스타'는 누구인가.
- 감독의 입장에서는 모두 잘되었으면 좋겠다. 다들 작은 역인데도 잘해내 줬다. 영화 초반 등장한 3인조 유종훈(전진오 분), 이종두(이다일 분), 김기백(김영성)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두익 역의 이규원, 장씨 형제 음문석·김찬형, 살수 역의 백승익, 막내 형사 정재광 등 모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우리 배우 모두가 잘되었으면 좋겠다.
3편도 이상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 마동석 선배님이 가진 시리즈 아이템이 여러 개가 있다. '마석도'라는 캐릭터에서 나올 수 있는 줄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3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쪽으로 정신이 쏠려 있다. 2편이 잘되어서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한다. 3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감독으로서 다른 숙제가 주어진 것 같다.
'범죄도시'는 주연 배우인 마동석을 비롯해 제작진이 쏟아부은 애정의 결과물이다. 당초 기획 단계부터 '시리즈화'를 염두에 둔 '범죄도시'는 서울 가리봉동을 시작으로 베트남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더욱 글로벌하고 강력해진 범죄 소탕을 보여준다. 1편의 조연출로 참여했던 이상용 감독은 2편을 통해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누구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넘치는 만큼 '범죄도시2'는 특유의 액션과 리듬, 그리고 유머를 잃지 않으며 시리즈물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월 18일 개봉해 8일 만에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시국 속 한국 영화의 새 기록을 써나가는 중. 아주경제는 '흥행 열풍'의 중심에 선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와 출연배우 등 비하인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이상용 감독의 인터뷰 일문일답
- 저도 방금 들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영화가 잘되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과 함께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1편의 흥행으로 2편을 맡을 때 부담도 느꼈을 것 같다. 게다가 장편 영화 데뷔작 아닌가.
- 그렇다. 부담감이 컸다. 1편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2편을 맡는 기회가 왔을 때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와 고민이 컸다. '시리즈를 이어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고 '욕만 먹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 정말 죽기 살기로 찍었다. 코로나19로 촬영이 멈추기도 했었으니까. 지난 2019년 9월부터 베트남을 여러 번 오가며 촬영 장소도 정하고 현지 배우도 캐스팅했다. 2020년 2월 말부터 베트남에서 촬영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촬영) 일주일 전 코로나19가 터진 거다. 영사관에서 '나가야 한다. 안 나가면 모두 격리'라고 연락이 오더라. 저를 포함한 제작진 모두 부랴부랴 나와야 했다. '까딱하다가는 엎어지겠구나' 싶더라. 다행히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 최소 인원만 꾸려 베트남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배우들은 한국에서 촬영해 배경을 합성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 제게는 '범죄도시2'를 찍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시도였다. 1편과 달리 해외 촬영부터 예산도 2배 가까이 늘어나지 않았나. 이 작품을 맡는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엄청난 도전이었다. 악당(빌런)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나 조연 캐릭터의 등·퇴장에 고민이 많았고 구성을 짜는 것도 새로운 시도 중 하나였다고 본다. 1편과 결이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제대로 표현만 한다면 욕은 안 먹겠다고 생각했다(웃음). 제가 욕심을 냈던 건 '강해상'이 돈을 쫓아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이었다. 그런 부분이 신선했고 잘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범죄도시2'는 시리즈물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작품이었다. 전편과 다음 편의 연결고리들을 잃지 말아야 했는데.
- '범죄도시'의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 세계관을 확장하는 게 중요했다. 1편의 배경인 서울 가리봉동을 넘어 더욱 큰 세계로 확장했고 '마석도'라는 캐릭터가 악당을 소탕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줘야 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유머러스하고 재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편은 1편과 어떤 변별점을 가지고 있을까? 계속해서 고민했고 이런 숙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동석 선배님과 제작진이 모여 가장 오래 논의한 부분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 모두 목적이 확고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엑기스'만 남기고 많은 부분이 전편과 달라질 텐데 배우들과 어떻게 호흡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어떤 인물이 나와서 등·퇴장하고 다음 호흡을 이어가느냐를 고민해야 했다. 결국 그건 배우의 힘인데 우리 배우들이 정말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1편은 19세였지만 2편은 15세로 관람등급을 설정했다.
- 촬영할 때는 1편처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염두에 두고 찍었다. 19세 등급을 받을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훨씬 잔인한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집 과정에서 '행위'보다 그 일을 벌이는 배우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었다. 배우의 얼굴이 그 잔인한 행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수정을 많이 거쳤는데 그런 부분에서 등급이 조정된 것 같다.
- 손석구가 가진 큰 장점 중 하나는 '날것'의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툭툭 힘들이지 않고 던지는 나이브함이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어느 순간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덤벼드는 모습이 진짜처럼 느껴지더라. 연기 변신하는 데 참 어려웠을 거 같은데 배우 본인의 힘으로 잘 풀어내줬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강해상' 역을 위해 10㎏ 이상 몸을 키웠다고 하더라
- 마동석 배우와 함께 섰을 때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함이었다. 풍채나 분위기에서 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잔인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을 제압하는 모습이 통쾌하게 느껴지려면 '악당'이 강력해야 하지 않겠나.
- 감독의 입장에서는 모두 잘되었으면 좋겠다. 다들 작은 역인데도 잘해내 줬다. 영화 초반 등장한 3인조 유종훈(전진오 분), 이종두(이다일 분), 김기백(김영성)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두익 역의 이규원, 장씨 형제 음문석·김찬형, 살수 역의 백승익, 막내 형사 정재광 등 모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우리 배우 모두가 잘되었으면 좋겠다.
3편도 이상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 마동석 선배님이 가진 시리즈 아이템이 여러 개가 있다. '마석도'라는 캐릭터에서 나올 수 있는 줄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3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쪽으로 정신이 쏠려 있다. 2편이 잘되어서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한다. 3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감독으로서 다른 숙제가 주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