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크리스 퀸 슈나이더일렉트릭 부사장 "기업의 디지털 전환, ESG 경영에 효과적인 지름길"
2022-05-26 04:14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 감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의 파고를 넘어 엔데믹(Endemic :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기업의 디지털 전환(DX : Digital Transformation)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비대면 사회가 일상화하면서 디지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업의 체질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시행했던 재택근무를 중단하지 않고 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근무를 절충한 유연 근무제를 택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국내외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시장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슈나이더일렉트릭의 크리스 퀸 부사장(동아시아·일본지역 마케팅본부장)과의 만남은 우리 기업이 추구해야 할 DX의 방향성과 중요성, 기대효과 등을 복합적으로 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코로나19 이후 DX는 더는 새롭지도 독립적이지도 않기에 단순히 디지털 측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측면, 콘텐츠, 통합 데이터, 고객 경험, 고객 라이프스타일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신 기술 흐름의 측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역을 맡은 이가 바로 그였다.
퀸 부사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디지털 마케팅 서밋(Digital Marketing Summit : DMS) 2022’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글로벌 마케팅 시장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마케팅 지식 콘퍼런스인 DMS를 직접 경험한 그는 아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디지털화 된 나라”라며 “특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성장성이 뛰어나고 그 효과는 많은 (한국) 고객사들이 DMS에서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슈나이더일렉트릭도 그런 DX 전환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퀸 부사장은 “디지털 전환은 일반 소비자를 대하는 B2C(Business To Consumer : 기업 대 소비자 비즈니스) 기업뿐만 아니라 B2B(Business To Business : 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 기업들에도 당면한 과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꾸준히 흐름이 이어져왔다”며 “DX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기업들의 최근 화두인 ESG 경영을 위한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을 겪으며 기업의 DX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향후 그 중요성은 더해질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나?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디지털 혁신 트렌드는 시작됐다. 다만 팬데믹이 기폭제 역할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미 있었던 것이 더 가속화된 셈이다.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물리적으로 연결됐고 이제는 이런 비대면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엔데믹 상황으로 가더라도, 이런 디지털 전환의 경험이 후퇴하지 않고 오히려 진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여정을 슈나이더일렉트릭도 함께할 것이다.”
실제로 그가 한국에서 만난 한 이커머스 기업은 업계를 선도하는 ‘얼리어답터(earlyadopter)에 속하는데, 그런 기업의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 기업은 DX에 역량을 더욱 집중했고, 이후 지금도 계속해서 DX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게 퀸 부사장의 설명이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대표적인 B2B 기업인데도 DX는 중요한 화두인가? B2C 기업과 비교하면 어떤가?
“모두가 생각하듯 B2C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실제로 먼저 시작했고, B2B가 뒤늦게 시작한 것이 맞다. B2B 기업들의 도전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인 B2B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B2C 기업보다) 한층 복잡하고, 판매주기가 더 길기 때문에 분명히 디지털 전환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많은 B2B 기업들이 앞다퉈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해 힘쓰고 있다.”
퀸 부사장은 이 같은 B2B 기업의 DX 가속화 움직임은 사실 기업의 자발적 요구라기보다는 상대 고객사들의 필요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반 소비자든 기업이든 어떤 형태로든 고객을 둔 기업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고객의 요구에 부응해 디지털 전환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 것이다. 그는 “우리가 어떤 기업에서 일을 하든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면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그런 점에서 시기적으로 다소 앞서 있던 B2C의 디지털 전환이 자연스럽게 B2B 기업으로 옮겨왔고, 이미 기업 전반에서 DX를 이해하고 있으며 기업 경영에서 핵심이자 주류화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나이더일렉트릭도 B2B 기업이지만 디지털 전환의 주류화 움직임에 맞춰 2016년부터 전체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퀸 부사장은 “전사적으로 매우 체계적인 DX를 진행하고 있고, 특히 마케팅 부문의 DX 역량 강화를 위해 제 1단계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제 2단계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관련 마케팅 성과를 낸 실제 사례가 궁금하다. 익산 스마트 팩토리가 대표적인가?
“그렇다. 슈나이더일렉트릭 익산 공장은 40년 동안 운영한 아주 오래된 공장이었는데, 2020년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이른바 ‘스마트 팩토리’로 거듭나게 됐다. 특히 이 익산 스마트 팩토리는 어떤 고객이든 신청만 하면 방문이 가능한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직접 견학이 힘든 경우 비대면으로 이곳의 혁신적인 설비와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사례를 주요 미디어와 유튜브, SNS,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그 결과 다수의 고객사들이 대면하지 않고도 본사의 선진화된 스마트 팩토리 구축 노하우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1981년 설립된 슈나이더일렉트릭 익산 공장은 스마트 모터보호계전기(EOCR)를 주로 만든다. 2013년에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 SPS(Schneider Performance System)를 도입, 모든 제조공정의 성과, 효율 개선, 생산성 향상을 기록했다. 이후 스마트 공장의 두 가지 핵심적인 기반 요소인 지능형 에너지 관리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모든 설비의 운영과 관리 전반에 자사의 통합 IoT(사물인터넷) 아키텍처인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를 추가로 적용해 디지털 혁신을 실현했다. 이에 따라 제품 불량률 10%, 에너지 소비 5%, 문서 작업 60% 이상을 줄일 수 있게 됐고, 2023년까지 제품 생산량을 100% 향상하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처럼 변모한 익산 스마트 팩토리의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8월 처음으로 버추얼 투어(가상 투어)를 업계 처음으로 진행, 호평을 받았다. 마치 현장에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팩토리 투어와 동일하게 △익산 공장 소개 및 적용된 기술 소개 이노베이션 허브(기술 데모) 투어 △공장 생산 라인 투어 등 3가지 프로그램으로 100분간 진행됐는데, 참가자들은 채팅을 통해 전시 아이템 및 솔루션 관련 질문을 진행했고 슈나이더일렉트릭 측은 성실히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퀸 부사장은 “아직 익산공장을 가보지 않았지만, 당시 진행했던 버추얼 투어 영상을 유튜브 등을 통해 보면 마치 실제 공장을 둘러보는 느낌”이라며 “특히 한국 시장은 전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높은 디지털 기술 인프라로 인해 이와 같은 비대면 디지털 마케팅이 더욱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익산 스마트팩토리 관련 디지털 마케팅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최대 규모의 PR 어워드인 ‘세이버 아시아 퍼시픽 어워드 2021(SABRE: superior Achievement in Branding, Reputation & Engagement) Asia Pacific Award 2021)’에서 △B2B 비즈니스 부문 △베스트 인 디지털·프린트B2b 미디어 부문 2개를 석권했다.
퀸 부사장은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던 B2B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빠르게 대응, 세일즈 및 마케팅 전략을 신속하게 디지털화 하고 있고 이 가운데 한국지사 구성원의 역량이 특히 놀랍다”며 “최근 한국지사 마케팅 구성원 중 2명이 상위 오피스인 아시아 지역본부로 승진 이동했다. 이처럼 한국팀의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자사가 보유한 전략과 솔루션들을 제공, 고객사들의 ESG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의 ‘DX 멘토’ 역할을 자처하는 적극적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에너지의 안전성, 신뢰성, 효율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이다. 1836년 프랑스에서 설립돼 186년의 역사를 거치며 폭넓은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전형적인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출발, 소프트웨어 기반의 솔루션 업체로 성공적으로 변모해왔다.
19세기에는 철강 중장비, 조선 사업에 주력했고, 20세기 들어서 전력, 자동화 및 제어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1세기 이후에는 저탄소 녹생성장 실현에 초점을 두고 정전 없이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에너지의 안전성, 신뢰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통합적인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프로필. 크리스 퀸Chris Quinn) 부사장
-2021~현재 : 슈나이더 일렉트릭 동아시아 및 일본 지역 마케팅 총괄(VP Marketing Schneider Electric East Asia & Japan Zone)
-2016 – 2021 : 태평양 지역 마케팅,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및 디지털 고객 경험 담당
-2012 – 2016 : 슈나이더 일렉트릭 및 슈나이더일렉트릭 코리아 자회사 조명제어 브랜드 클립살(Clipsal) 마케팅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