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임원진, 잇단 자사주 쇼핑...빛 볼까?

2022-05-25 06:00

임재영 애경산업 대표이사[사진=애경산업]


​임재영 대표이사 등 애경산업 임원진이 잇달아 자사주 쇼핑에 나섰다. 애경산업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자사주를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매입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란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애경산업 임원 6명이 연이어 자사주 1만3100주를 매입했다. 약 2억2000만원 규모다. 

임재영 대표는 전날 애경산업 주식 6000주를 매입했다. 취득 단가는 1주당 1만7418원이다. 임 대표가 자사주 매입에 쓴 금액은 1억450만원이다. 

자사주를 사들인 임원은 임 대표뿐 만이 아니다. 송기복 상무와 김남수 상무보도 각각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 금액은 송 상무가 3390만원, 김 상무보가 3410만원 규모다. 이로써 송 상무와 김 상무보가 보유하게 된 애경산업의 주식은 각 4675주, 5010주에 이른다. 

정창원 상무는 2000주를 3400만원 들여 샀고, 선보경 전무는 지난 19일 590주, 이달 20일 510주 총 1100주를 매입했다. 취득 금액은 1870만원(취득단가 1만7012원)이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러시는 애경산업 주가 하락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경산업 주가는 지난해 6월 2일 2만9600원을 찍은 이후 1년간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올해 1월 말 1만56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달 20일 2만400원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종가 기준으로 1만7100원으로, 약 한 달 전과 비교해 16.2% 하락한 셈이다. 

주가 하락에 따라 시가총액도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20일 5388억원이던 시가총액은 24일 4516억원으로 수직 하락했다. 한  달 새 시가총액 872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 부양에 나선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주가 하락으로 동요하는 주주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에 적잖은 효과를 낸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그만큼 줄기 때문에 주당 가치가 오르는 효과도 있고, 무엇보다 회사가 주가 부양의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부정적 요소는 여전히 있다. 주가 흐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실적인데, 애경산업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한 달 전 92억원이던 애경산업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현재 71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 달 사이 21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4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중국 봉쇄 조치가 해외 수출 비중이 큰 애경산업에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에서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개인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회사 차원의 자사주 매입 매입과 소각 등의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