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1400만 '펫팸족' 수요 잡기 안간힘

2022-05-23 15:40
반려동물 전용 기능 추가부터 펫 전용 가전제품 출시 봇물

가전업계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이른바 ‘펫팸족’을 새로운 수요로 공략하고 나섰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펫 전용 기능이 추가된 생활가전 제품들이 인기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가전 시장에서 펫팸족은 또 하나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다. 반려견, 반려묘 등을 기르는 펫팸족이 늘면서 관련 시장의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조원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448만명(604만 가구)가량으로 전체 가구 중 반려동물 가구가 29.7%를 차지한다고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이들이 매월 고정적으로 반려동물에 쓰는 비용은 10만원대라고 추정했다.

기업들은 잇달아 가전제품에 ‘펫 케어(Care)’ 기능을 접목하고 나섰다. 반려동물을 보다 쉽게 돌볼 수 있도록 돕는 고객경험을 통해 가전제품의 차별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을 연구·개발(R&D)하는 것을 넘어 고객과의 접점도 넓히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직접 ‘비스포크 펫 케어 가전’ 라인업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20일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진행한 ‘펫 피크닉’ 행사에 참가해 각종 비스포크 가전제품을 전시했다. △비스포크 제트 △비스포크 제트 봇 AI △비스포크 큐브 에어 △비스포크 그랑데 AI(세탁기·건조기) △비스포크 직화오븐 등이다.

특히 비스포크 큐브 에어 중 펫 케어 모델은 ‘펫 맞춤청정’ 기능으로 공기 중 흩날리는 반려동물의 털과 특유의 냄새까지 전문적으로 제거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스포크 제트의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털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엉킴 제거 기술이 적용된 '펫브러시 플러스'로 철저한 위생 관리가 가능하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비스포크 펫 케어 가전은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도와주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 행복한 일상을 지속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활동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펫 피크닉' 행사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펫 케어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고객과 반려동물의 의류를 분리 세탁하고 싶다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기능도 개발됐다. LG전자는 이달 말부터 트롬 세탁건조가전에 ‘펫 케어 코스’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LG UP 가전으로 나온 트롬 세탁기, 건조기, 미니워시, 워시타워가 그 대상이다.
 
특히 기존 세탁건조가전을 갖고 있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던 고객들도 펫 케어 코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LG 씽큐(LG ThinQ) 앱의 'UP 가전센터'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이러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아울러 생활가전이 아닌 아예 펫 전용 가전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쿠쿠전자는 라이프스타일 펫 브랜드 ‘넬로’가 최근 들어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넬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이상 커졌다. 특히 자동 급수기의 경우 같은 기간 540% 대폭 성장했다.
 
쿠쿠전자는 “생활가전으로 인정받은 쿠쿠의 기술력을 그대로 펫 가전에 접목해 펫팸족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 점이 넬로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쿠쿠전자의 넬로 펫 스마트 급수기 [사진=쿠쿠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