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넘어선 서울 월세 비중...'51.6%'로 사상 최대
2022-05-16 10:41
직방은 올해 서울에서 체결된 임대차 계약을 자체 분석한 결과, 전체의 51.6%가 월세 계약으로 체결됐다고 16일 밝혔다.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하는 등기정보광장 통계에서 서울 내 월세 임대차 계약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방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4월 동안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29만1858건의 계약이 전·월세였다. 이는 2021년 전체 전·월세 건수인 71만2929건 대비 40.9% 수준이라, 올해 확정일자를 받는 전·월세 건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전세와 월세 비율을 살펴봤을 때 연도별로 월세의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2019년 당시 각각 59%와 41% 수준이었던 전세와 월세 비중은 지난해 54%와 46%로 변화한 후 올해 처음으로 월세가 전세(48.4%)를 앞질렀다.
이에 대해 직방은 "전세매물이 부족한 데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금융부담도 늘어나면서 전세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면서 동시에 "같은 시기 서울에 준공된 오피스텔과 소형주택이 주를 이뤘던 공급시장의 특성도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실제 공급 측면에서도 2017~2021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13만3959실로 아파트 공급 물량(16만3411가구)의 80%를 넘어섰고, 같은 기간 준공된 서울의 전체 주택 중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주택 비중은 61.8%에 달했다.
아울러 직방은 서울 지역 임차인 중 젊은 층의 비율이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30대 임차인의 비율이 늘고 있고, 20대 이하도 직전 3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50대 이상의 임차인은 비율이 줄었다. 전체 임차인 중 20~30대의 비율은 2019년 52.74%에서 올해 61.68%까지 늘었으며 특히 30대의 비율은 같은 기간 28.84%에서 35.12%까지 증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를 두고 직방은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마련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진 젊은 수요자들이 매수보다는 임차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측했다.
지역별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임차인이 가장 많았던 곳은 임차인 9.32%가 확정일자를 받은 관악구다. 관악구는 직전 3개년에도 9%대를 넘어서며 임차인들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송파구, 영등포구, 강서구, 강남구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의 임차인은 관악구(15.44%)에서 가장 많이 계약했으며, 30대는 영등포구(8.75%), 송파구(8.71%), 관악구(8.53%)에 비슷하게 많았고, 40대와 50대는 송파구에 가장 많이 분포했다. 특히 올해 임차인이 많은 자치구 중 관악구, 송파구, 강남구는 월세 비중이 높은 반면, 영등포구와 강서구는 전세 비율이 높았다. 다만 지난해 수치와 비교했을 때에는 이들 5개 자치구 모두 월세 비율이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월세를 받고자 하는 임대인 수요도 맞물리며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함 실장은 이어 "자금 마련이 어려운 젊은 세대가 임차시장에 유입한 것 역시 월세 비중 증가에 한몫했다"면서 "임차시장에서의 주택 수요와 공급에 따른 영향을 감안했을 때 젊은 계층에 대한 주거비 경감, 안정적인 임차계약을 위한 공급, 제도적 뒷받침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