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한전 7.8조 적자에 놀랍지도 않아…"전기 팔수록 손해"

2022-05-16 08:22

[사진=아주경제 DB]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를 확인한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리며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분기 매출은 16조5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규모가 7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전력 판매량이 전년 대비 4.5% 증가하면서 매출은 전분기보다 9.2% 증가했지만 전력 판매단가에 연료비를 제대로 연동하지 못해 팔수록 손해가 더 커진 것이다.

1분기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력 판매 단가는 kWh당 110.4원으로 전년대비 2.5%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비용이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년보다 67.0% 증가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료비와 구입전력 비가 전년 대비 9조3000억원 급증하면서 1분기 SMP(전력도매가격)가 kWh당 181.5원으로 전년 대비 136% 상승했다"며 "그 결과 구입전력비가 전년 대비 112% 급증한 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원전 확대를 위해 에너지기본계획 수정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원가 연동제 재개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유연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한다는 가정하에 올해 연간 영업적자 16조원을 전망하고 있다"며 "반대로 표현하면 하반기까지 연료가격 인상이 지속된다면 영업이익 적자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전의 적자는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하반기에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전기를 많이 팔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구조"라며 "단 원전이용률이 84.2%로 상승하며 지난 2016년 2분기 84.3%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에너지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원가에 반영됨에 따라 2분기 이후에도 조단위의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3분기 이후 전기요금의 대폭적인 추가 인상이 없다면 올해 동사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규모 영업적자와 재무구조의 급격한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