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한 주 만에 상승서 보합 전환...수도권 집값 본격 차별화

2022-05-12 15:02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예고와 함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집을 팔려는 매물은 증가한 반면 전반적인 매수세는 위축됐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환 시기 역시 미뤄지는 모양새라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약보합세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보합세(0.00%)를 기록했다. 전주 0.01%로 15주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한 주 만에 다시 보합세로 내려온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늘기 시작하며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존 상승 지역 역시 상승 폭이 축소하며 서울 전체가 보합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지역 개발 기대감이 큰 용산구가 전주와 동일한 0.04% 상승 폭을 유지한 반면 강남권 상승 폭은 일부 제한되는 모습이다. 전주 각각 0.05%와 0.03% 오름세를 보였던 서초(0.04%)와 강남구(0.02%)는 한 주간 상승 폭이 0.01%포인트 낮아졌다. 각각 반포동 한강변 신축 단지와 강남구 대치·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를 이어갔다. 강남권 이외에선 전반적으로 상승 동력이 약해지며 서울 시내 지역별 양극화를 키우는 모양새다. 

이 같은 추세는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큰 일산과 분당 등은 비교적으로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이 크게 오르며 고가 피로감이 누적된 지역에선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고양시 일산동구와 성남시 분당구는 각각 0.08%와 0.03%나 오른 반면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위주로 내리며 -0.18%를 기록했고, 수원시(-0.10%)에선 장안구(-0.16%)와 영통구(-0.10%,)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화성 동탄신도시는 지난해보다 약 2억~3억원 떨어진 금액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경기 화성시 동탄면 청계동 '시범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4.0' 전용면적 84㎡는 9억5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 신고가(12억5000만원) 대비 3억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같은 단지·같은 면적인 저층 매물(4층)은 지난달 8억8300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달 초 수원시에선 영통구 이의동 일대 오드카운티 121.9758㎡와 자연앤힐스테이트 84.37㎡가 각각 전 고가에서 1억원 이상 하락한 15억원과 14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장안구 정자동에선 북수원 리버파크 59.92㎡가 전 고가(5억2000만원)에서 7000만원 하락한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거래량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고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훨씬 더 강하게 압박하는 터라 '똘똘한 한 채, 관망세, 눈치보기'로 요약할 수 있는 약보합 상태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양도세 중과 배제 시행을 앞두고 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 역시 관망세와 지역 내 양극화 추세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