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농업기초기반기술'의 중요성…국민이 알아야 하는 이유
2022-05-13 05:00
모든 일에는 기초가 중요하다. 사람이 건강하게 생활하려면 기초체력을 잘 갖춰야 하고, 운전도 초보 때 기초부터 잘 배워둬야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는 항상 인터뷰에서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라며 기초 실력이 중요했음을 강조한다. 건물을 올리려면 기초가 되는 설계도가 나와 줘야 하고, 회사에서 업무를 보더라도 한 장짜리 기획안이 먼저 나와야 하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기초의 중요성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기초를 쌓는 동안 개인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고 회사는 들어오는 이득이 없으니 마냥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고, 관심을 가지고 지속해서 투자해야 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크다. 그래서 기초를 쌓을 때는 당장 이윤을 내야 하는 민간기업보다 국가에서 맡는 부분이 많다.
농업에서도 이렇게 기초를 단단히 하는 역할을 맡을 곳이 필요하다.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농촌진흥청, 그중에서도 '국립농업과학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촌진흥청에 소속된 4개 기관 중 하나로, 농업기초기반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환경·생물·안전·공학·생명자원·농식품·유전자원 등 7개 분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연구한 성과들은 작물을 다루는 기관 등을 통해 현장으로 보급되고, 제조업체에 기술 이전돼 산업 현장과 연계된다.
이뿐 아니다. 기술 주권과 기술 안보를 위해서도 기초기반기술 확보는 중요하다. 바야흐로 기술패권 경쟁 시대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로 우리는 기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다른 나라의 위협을 받을 수 있음을 배웠다. '기초기반기술'이라는 말이 어려워 전문가 세계, 일상과 동떨어진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초기반기술 확보가 경제성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주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농업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식량을 책임지는 대체 불가능한 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다. 그래서 우리 미래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다양한 도전과 노력에 꼭 필요한 것 또한 농업기초기반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