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한인 화가 포 킴이 찾은 '지상의 낙원'

2022-05-09 13:12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본관

'소녀와 별'(Girl and Star), 2009 [사진=학고재] 
 
1955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활동한 1세대 재미 화가 포 킴(김보현·1917~2014)이 그린 ‘지상의 낙원’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포 킴 작가의 개인전 ‘‘지상의 낙원’을 그리다 – 뉴욕의 한인화가 포 킴’이 오는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본관에서 열린다.
 
포 킴은 뉴욕에 정착한 후 김환기, 김창열, 남관 등 유학 온 한국 화가들과 영향을 주고받았으며 야요이 쿠사마, 아그네스 마틴, 로버트 인디애나 등 현지에서 활동하던 작가들과 가깝게 교류했다.
 
학고재 관계자는 “그의 작품세계는 개인 삶의 궤적뿐 아니라 20세기 후반 뉴욕 화단의 한 측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 킴의 작품세계는 주로 크게 세 범주로 나누어 논의된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추상표현주의 회화에 몰두했고, 1970년대부터는 정밀한 사실주의로 돌아갔다. 1980년대에는 구상 경향의 대형 회화를 시도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조영 포킴&실비아올드 재단 이사장은 “포 킴은 1955년 한국 화가로는 가장 먼저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60년 가까이 작업한 점도 높이 사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새를 좋아했던 포 킴은 순수한 사람이었다”라고 기억했다.

포 킴과 그의 히아신스마코 금강앵무, 찰리 [사진=학고재]

 
학고재의 이번 전시는 그중 가장 후기 작품들에 주목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한 화면 23점을 집중 조명한다.
 
1988년에 완성한 '파랑새'(1986/88)를 시작으로 1990년대 회화 4점, 2000년대 회화 13점, 2010년대 회화 5점 등 총 2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순수한 아이의 동심을 닮았다. 
 
2014년 세상을 떠난 전날까지도 그는 그림을 그렸다. 캔버스에 ‘지상의 낙원’을 담았다.
 
포 킴은 지난 2011년 KBS 다큐멘터리 ‘낙원까지 한 걸음 더 – 화가 김보현’에서 “막연히 아름답다고 느끼는 진실이랄까, 그것이 뭔지 모르니까 죽을 때까지 찾고 찾다가 도달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예술가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고생을 잊어버리고, 정치든 뭐든 난 잊어버리고 오히려 환상적이고 꿈나라 같은 것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