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 압수량 1.2t 역대 최다…19세 이하 마약사범 매년 증가
2022-05-06 11:35
대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마약수사 범위 축소"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부장 문홍성)가 6일 발표한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마약사범은 1만6153명으로 전년(1만8050명) 대비 약 10.5% 줄었다. 지난해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이 500만원 이상의 밀수출입 등만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된 영향이라는 게 대검의 설명이다.
다만 마약사범은 3년 연속 1만6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대검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약류 밀수입과 판매의 보편화, 10~20대 및 외국인 마약사범의 증가로 최근 3년간 1만6000명을 넘는 인원이 적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19세 이하 마약사범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450명이 적발됐다. 이는 전년(313명) 대비 43.8%, 4년 전(119명)보다 278.2% 증가한 수치다. 대검은 스마트폰의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청소년들이 SNS나 웹사이트를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압수된 마약은 1295.7㎏으로 전년보다 303.8% 늘며 역대 최다로 집계됐다. 특히 필로폰, 코카인, 대마초 등 주요 마약류의 압수량은 1179㎏으로 전년 대비 520.5%나 증가했다. 필로폰은 2020년 64㎏에서 지난해 570㎏으로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카인도 같은 기간 48㎏에서 430㎏으로 9배 늘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2339명으로 전년 대비 19.5% 증가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은 전체 마약사범 중 14.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태국 888명, 중국 504명, 베트남 310명 등이었다. 대검은 국내 체류 외국인들이 현지 마약조직과 연계해 국제우편·특송화물 등을 이용한 마약류 밀수 사례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국제 마약범죄조직을 척결하는 데 수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검은 법무부·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마약류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들의 마약류 밀수·판매에 대해서도 범죄단체조직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엄단 중이다.
또 수사권 조정으로 발생한 마약 수사 공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검찰은 밀수범으로부터 마약류를 매수해 국내에 유통하거나 투약한 공범은 직접 수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결국 경찰에 수사를 요청해야 되는데 시간이 지체돼 범인들이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높다고 한다. 대검은 검찰이 밀수뿐 아니라 유통사범에 대한 수사도 직접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검은 "밀수범으로부터 마약류를 매수해 국내 유통하거나 투약한 공범을 수사할 수 없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신속히 유통망을 추적해 판매·중개상을 일망타진할 필요가 있으나 경찰에게 요청해 수사할 경우 시간이 지체되고 그사이 범인들이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마약 관련 범죄수익금을 환수하기 위한 조치에도 공들일 예정이다. 지난해 마약 관련 환수 범죄수익은 약 47억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의 마약 밀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대검은 국제공조를 통해 공범관계를 철저히 분석한 뒤 환수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