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논란' 정호영, 與 '십자포화'속 "도덕·윤리적 문제없어" 일축(종합)
2022-05-03 16:52
자녀 의대 편입학과 병역 관련 특혜 의혹,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의 중심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지적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면서도 자진 사퇴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가 잇따르자 정 후보자는 결국 병역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아들의 MRI 자료를 제출했다.
이날 청문회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열리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 후보자를 향해 사퇴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버리는 카드" 등의 거친 표현도 나왔다.
이어 자녀 의대 편입학과 병역 관련 특혜 의혹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데도 후보자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의에는 "그렇게 제기된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제가 생각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고 의원이 "도덕·윤리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지적하자 정 후보자는 "국민께서 마음이 불편하신 부분 하고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경북대 의대에서 후보자를 모르는 분이 있는가'라는 민주당 소속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의 물음에는 "우리 학교 85%가 동일 대학 출신"이라고 답하며 서로 알고 지낸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도 자녀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자녀 본인들의 선택이었고, 그 전에 다른 대학에 지원한 사실도 있다"며 "성인이 된 아이들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제가 부모로서 뭐라고 하긴 곤란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그러나 "어떻든 국민들이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고 여러분 마음이 불편하셨다면 굉장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정 후보자는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제출 요구로 결국 병역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아들의 MRI 자료를 제출했다.
이날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오전 질의가 끝난 뒤 "후보자에게서 MRI 자료 두 가지를 받았다"며 CD 2장을 들어보였다.
인사청문위원들은 정 후보자의 아들이 2015년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소견으로 병역 4급 판정을 받았을 때 촬영한 MRI 영상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MRI는 신체 내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료정보"라며 이런 정보가 일반에 공개·유포되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0년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2급으로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에서 4급으로 판정이 바뀌었다. 당시 아들이 정 후보자의 직장인 경북대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일종의 '특혜'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정 후보자는 지난달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아들이 재검사를 받은 결과 2015년과 마찬가지로 4급 판정에 해당하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청문위원들은 '자체 검증'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 초반 자료질의에서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의혹을 검증하기 위한 MRI 영상 등 핵심 자료들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사퇴 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MRI 자료는 위원님이 말씀하신 대로 나중에 온라인에 영상이 돌아다니지 않게 담보해주시면 의료 전문가가 볼 수 있게 제출하겠다"고 약속했고, 오전 질의가 마무리되기 전에 실제로 제출했다.
한편, 이날 오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강병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정 후보자는 "저에게 씌워진 여러 의혹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63건이나 되는 의혹들을 세세히 밝혔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